지난 글에 이어 노동자독자정치세력화의 두 출발점’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노동자독자정치세력화’는 노동자의 대사용자교섭이나 투쟁을 직접 지원하기 위한 행위가 아니라 이런 투쟁으로 달성할 수 없는 부분들을 정책적 혹은 정치적 차원에서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행위입니다. 정리해고, 공기업민영화, 비정규직 문제, 노동자경영참가, 공무원노조 문제 등 주요 현안들은 모두 정책이나 제도의 보장을 통해야 해결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노동자들은 이런 점을 고려한다면 어떤 방법으로든 독자적으로 정치세력을 형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실 이 ‘노동자독자정치세력화’라는 개념은 너무 광범위하고 추상적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어디서든 출발해야합니다. 상황이 추상적이고 모호하다면 반드시 적합한 기준설정을 요구합니다. 그래서 우리 희망연대는 사민주의의 핵심개념인 ‘사회적 연대’를 그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사회적 연대는 자조의 한 형태로 사회적 문제나 위험에 공동으로 대처하기 위해 공정하고 실현가능한 규칙들을 발견하려는‘역사적 산물’로 사민주의를 구성하는 핵심개념들 중의 하나인데 가진 자가 조금 더 부담한다는 공공성을 그 근본정신으로 합니다. 대한민국 헌법도 민주적 정신과는 별개의 또 하나의 주요 개념인 공화적 정신과 복지국가 조항에서 이 공공성의 정신을 밝히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작금에 위세를 떨치는 신자유주의는 복지를 축소하려는 강한 경향성을 가집니다. 복지와 성장을 배타적 관계로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복지비용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에 대해 문제 삼습니다. 물론 상당한 비용을 염두에 두어야하지만 그것이 복지국가로 이행한 뒤의 국가적 비용절감과 국가 경쟁력 강화나 부패방지, 고용의 확대 등과 같은 기대되는 긍정적 효과와는 비교될 수가 없습니다. 한 마디로 복지의 보장 없는 성장은 절대 실현 불가능합니다. 특히 우리나라 같은 냉혹한 경쟁 사회에서의 복지구현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필수과제입니다.
국민 대다수는 다들 동방예의지국이라는 말을 들먹거리면서 우리가 아주 문화적인 국가에서 살고 있을 거라고 자부할 겁니다. 그러나 이런 공공성을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다면 우리가 진정한 문화국가에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프랑스 독일 등지에서는 이런 공공성은 너무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우리도 헌법 조문에 선언적으로만 걸려있는 공공성을 실체적으로 복원시킴으로써 진정한 문화국가대열에 동참해야할 것입니다.
‘사회적 연대’정신에 기반한 일반적 복지정책으로 무상교육과 무상의료를 들 수 있습니다. 민노당도 무상교육과 무상의료를 정책으로 내걸고 있습니다. 그들과의 정책적 연대가 가능한 부분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무차별적인 무상이라는 용어는 부유세의 정책과 함께 민노당의 반시장적이고 비합리적이고 선동적인 성격을 잘 보여줍니다. 그래서 합리적 진보 국민정당을 건설하려는 희망연대는 공공성에 기반한 ‘사회적 연대’ 정신을 상실하지 않는 선에서 이들과 차별성을 둠으로써 그렇지 않아도 일반적 공공성에 저항이 강한 우리사회에서는 그런 정책들이 절대 실현불가능하다는 점을 불식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희망연대는 무상의료를 여전히 제한적으로 적용되는 의료보험의 무제한 확대로 수정하고 사익추구의 수단으로 전락한 지금의 교육을 공공성 회복을 목적으로 한 교육개혁 성과와 보조를 맞춘 무상교육 실시로 수정함으로써 앞선 진보 정당인 민노당과 차별성을 두고자 합니다.
사실 무상의료나 무상교육의 정책적 실효성과 민노당과의 차별성 문제는 구체적이고도 전문적인 토론과 검토를 요구합니다. 그러나 민노당과의 관계를 발전적 경쟁관계로 설정하고 또 우리 사회가 무상의료 혹은 무상교육 정도의 부하는 충분히 처리할 여력이 있다는 판단이라면 그런 전문적 검토를 별개의 절차로 진행한다는 약속 하에 동지 여러분들의 지지를 충분히 구할 수 있다고 여깁니다. 다음에는 이렇게 빚어진 정치세력화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실현코자 하는 조직문제에 관한 글로 다시 만나겠습니다. 매일이 알찬 하루들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2005. 02. 03. 희망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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