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은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및 그 경제적·사회적 지위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단체이며, 이를 위하여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1)은 조합원들의 근로조건의 결정에 있어서 노동조합에게 강력한 권한을 인정하고 있다. 즉, 단체협약에 정한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기준에 위반하는 근로계약의 부분은 무효가 되며(동법 제33조제1항), 학설에 따라서는 단체협약상 근로조건의 기준보다 유리한 개별근로자의 근로계약도 무효가 될 수도 있다. 또 노동조합법상 사용자가 노동조합을 통하지 않고 조합원과 개별적으로 교섭하거나 단체협약상의 근로조건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으로 비조합원과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부당노동행위로 될 가능성이 있다.2) 뿐만 아니라 노동조합은 사용자와의 단체협약을 통하여 조합원의 해고등 징계절차에 참여하여 동의·협의 권한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이 강력한 권능을 가지는 노동조합은 그 권능에 대응하여 조합원의 근로조건을 결정하거나 징계·해고절차에 관여하는 경우에 전체 조합원 또는 특정조합원의 이익을 공정하게 대표할 것이 기대된다. 그러나 조합원들의 요구사항의 다양성과 비정규직 노동력의 증가 등과 같은 급격한 사회경제적 현실의 변화에 따라, 노동조합이 조합원들의 근로조건을 결정함에 있어서 모든 조합원이 기대하는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거나, 또 사용자와 직접 단체교섭을 행하는 노동조합 대표자의 독단적인 판단에 의하여 전체 조합원들의 요구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기업별 협약이 대부분인 우리나라의 단체협약의 체결과정에서 이와 같은 문제점들이 두드러진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규범적·사회적 현실 속에서 노동조합에게는 조합원들의 근로조건등의 결정 및 그 실시 과정에 있어서 조합원들의 이익을 공정하게 대표하여야 할 법적 의무, 즉 공정대표의무를 부과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원래, 노동조합의 公正代表義務는 노동조합에게 교섭단위내 모든 피용자들의 근로조건결정에 대하여 배타적 교섭권을 부여하고 있는 미국의 노동법에서 판례에 의하여 형성된 법리이다. 단체교섭·단체협약제도의 규범적 구조가 다른 우리 노동법제에서 이를 그대로 수용할 수는 없지만, 그 법리의 취지를 원용하여 우리나라의 단체교섭의 실태 및 법제도에 기초한 공정대표의무의 법리를 이론구성할 수도 있다고 본다. 이를 위하여 여기서는 먼저 미국의 공정대표의무법리를 간단히 소개하고, 우리 노동조합법상 공정대표의무의 법리의 필요성 및 법적 근거, 그리고 공정대표의무의 내용에 관한 시론을 전개하고자 한다.
Ⅱ. 미국법상 노동조합의 공정대표의무3)
1. 의의 및 법적 근거
Wagner법에 의하여 제도화된 미국의 단체교섭제도에 의하면, 교섭단위내 근로자의 다수에 의하여 선출된 노동조합은 해당 교섭단위내의 모든 근로자를 배타적으로 대표하는 권한을 부여받고 있으며, 교섭단위내의 모든 근로자는 노동조합이 이 배타적 교섭대표권한에 기초하여 사용자와 행하는 단체교섭 및 그 결과 체결되는 단체협약에 양면적으로 구속된다. 여기에서 강력한 권한을 부여받은 노동조합이 그 권한을 자의적·차별적으로 행사하는 경우에 근로자들(특히 당해 노동조합을 지지하지 않은 소수자)의 利益이 부당하게 침해되는 것을 어떻게 방지할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로 제기되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미국 노동법상의 법리가 "배타적 교섭대표로서의 노동조합은 교섭단위의 모든 근로자(조합원과 비조합원을 불문)를 위하여 공정하게 업무를 처리할 의무를 진다"고 하는 公正代表義務(duty of fair representation; DFR)의 法理이다.
그러나 이러한 노동조합의 공정대표의무에 관하여 실정법상 명문의 규정이 있는 것은 아니며, '다수의 근로자에 의하여 선출된 노동조합에 부여된 배타적 교섭대표권한에 대한 불가분한 의무로서 교섭대표에게 공정대표의무가 부과된다'고 하는 判例에 의하여 그 법리가 구성되었다.4) 따라서 공정대표의무의 법적 근거는 배타적 교섭권을 규정한 NLRA 第9條(a)5)라고 할 수 있다.
2. 공정대표의무의 내용
노동조합의 공정대표의무란 배타적 교섭대표인 노동조합이 사용자와 단체교섭을 행함에 있어서 교섭단위내의 모든 근로자의 이익을 공정·성실하게 부당한 차별없이 대표할 의무를 말한다.6) 따라서 교섭단위내의 근로자에 대한 노동조합의 행위가 「자의적, 차별적 또는 불성실(arbitrary, discriminatory or in bad faith)」한 경우에는 공정대표의무의 위반이 성립한다.7) 이러한 공정대표의무는 단체협약체결 단계에서 뿐만 아니라 단체협약의 운용단계 즉 고충처리·중재절차에서도 인정된다.
① 단체협약체결 단계에서 공정대표의무에 위반되는 대표적인 사례는 인종차별적 내용을 갖는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경우이다. 이에 대하여 법원은 "노동조합은 단체교섭 및 협약체결 단계에서 직종내의 비조합원이나 소수조합원을 적대적인 차별없이 공정·공평·성실하게 대표하여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8) 그러나 단지 협약조건에 관하여 차별이 있다는 것만으로는 공정대표의무의 위반이 성립하지 않으며, 노동조합은 협약조건에 '합리적으로 관련성있는 차별'을 설정할 권한을 가진다. 판례는 인종, 성별, 조합원지위9)에 의한 차별을 제외하고는, 협약조항이 일부의 자에게 불이익을 주더라도 공정대표의무에 위반하지 않는다고 하여 상당히 광범위하게 합리적 관련성을 인정함으로써 노동조합에게 재량권을 넓게 인정하고 있다.10) 또, 決定에 이르는 과정이 부당한 경우에는 그것만으로 노동조합의 불성실성을 인정되어 공정대표의무의 위반이 되며11), 고용조건에 관하여 불분명한 조합보장협정이 있는 경우에 근로자들의 공개요구를 거부하는 것도 공정대표의무의 위반이 된다.12)
② 단체협약의 운용, 즉 고충처리·중재절차에서도 주로 인종, 성별등에 의한 부당한 차별은 공정대표의무위반이 된다. 또 근로자들이 제기한 고충처리를 무시하거나 가감하는 경우에도 공정대표의무위반이 된다. 다만, 노동조합이 모든 고충을 반드시 중재에 회부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며, 노동조합은 고충절차의 진행여부를 결정할 재량권을 갖는다.13) 나아가 노동조합이 중재회부에 관하여 성실하게 판단하였다면, 중재회부를 거부한 고충이 실제는 회부할 실익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공정대표의무위반은 성립하지 않는다.14)
3. 공정대표의무위반의 효과
미국의 연방대법원에 의하여 인정된 공정대표의무위반의 효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근로자는 노동조합에 대하여 공정대표의무위반행위의 금지의 Injunction 및 損害賠償訴訟을 제기할 수 있다. 다만, 사용자의 단체협약위반과 노동조합의 고충처리에 관한 공정대표의무위반이 동시에 존재하는 경우에, 노동조합으로부터 구할 수 있는 손해배상의 범위는 공정대표의무위반의 결과 손해가 증가한 부분에 한정되고, 사용자의 단체협약위반만으로 발생한 부분은 포함되지 않는다.
둘째, 公正代表義務에 위반하여 노동조합이 체결한 협약조항은 효력을 갖지 않으며, 또 노동조합이 공정대표의무에 위반하여 행한 고충처리는 근로자를 구속하지 않는다. 따라서 근로자는 공정대표의무에 위반한 단체협약 조항의 무효를 주장할 수 있으며, 노동조합이 공정대표의무에 위반하여 개별근로자의 고충처리·중재부탁을 거부한 경우에는 당해 근로자는 협약상의 절차불이행의 항변을 제기하거나 사용자를 상대로 단체협약위반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 또 고충이 중재에 회부되었지만 노동조합의 공정대표의무위반에 의하여 근로자에게 불리한 재정이 내려진 경우에도, 개별근로자는 중재재정의 종국적 효력을 규정하는 협약조항에 관계없이 역시 사용자를 상대로 협약위반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
셋째, 공정대표의무의 위반에 관하여 NLRA하에서는 철도노동법하에 존재하지 않았던 NLRB의 先占權과 법원의 管轄權의 관계가 문제되었다. 이는 NLRB가 1962년 Miranda사건15)에서 공정대표의무위반은 노동조합의 부당노동행위가 된다고 주장함으로써 더욱 문제되었다. 연방대법원은 Humphrey사건에서 이 소송은 태프트하틀리법 제301조에 의한 단체협약위반의 소이므로 공정대표의무위반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되는가의 여부에 관계없이 법원이 관할권을 갖는다고 하였다. 또 1976년의 Vaca事件에서 연방대법원은 공정대표의무위반이 부당노동행위가 된다고 하더라도 연방제정법상의 문제이기 때문에 연방법원이 관할권을 가지며 주법원도 경합적 관할권을 갖는다고 판시하였다.
NLRB는 전국노동관계법 제7조의 "근로자가 스스로 선택한 대표를 통하여 단체교섭을 행할 권리"에 공정대표의무가 포함되어 있다고 해석함으로써, 공정대표의무위반을 제8조(b)(1)(A)의 위반으로서 노동조합의 부당노동행위가 성립된다고 하였으며, 사용자가 그에 관여하는 경우에는 제8조(a)(1)위반의 부당노동행위도 성립한다고 하였다.16) 동시에 근로자의 차별대우를 금지하는 제8조(b)(2) 및 (a)(3)위반이 되는 경우도 있으며, 또 제8조(b)(3)의 노동조합의 성실교섭의무위반이라고 인정된 사례도 있다.17) 부당노동행위가 성립하는 경우에 NLRB는 중지·금지명령 및 기타 적절한 구제명령을 발할 수 있다.18)
Ⅲ. 노동조합법상 공정대표의무법리의 의의
1. 공정대표의무의 법적 근거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노동조합법에는 노동조합의 공정대표의무에 관한 명시적 규정이 없고, 또 미국에서 공정대표의무의 법적 근거인 배타적 교섭대표제도도 채택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의 제기에서 본 바와 같이 우리의 경우에도 노동조합의 공정대표의무를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볼 때, 노동조합의 공정대표의무를 긍정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19)
(1) 노동조합의 근로조건결정권능
우리나라에서는 헌법 제33조의 해석상 단결강제를 인정하는 견해가 다수이며, 현행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제도에 의하면 근로자가 노동조합에 가입함으로써 노동조합은 조합원의 근로조건결정에 관한 다음과 같은 권능을 부여받는다고 본다.
첫째, 근로자는 일단 노동조합에 가입하면 노동조합을 통하여 근로조건이 결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개별적 처리에 위임된 사항을 제외하고는 사용자와 조합원인 근로자 사이의 개별교섭이 사실상 금지되어 있다. 사용자가 노동조합과의 단체교섭을 회피하고 개별적으로 조합원과 현안사항에 대하여 교섭하는 것은 부당노동행위로 간주된다.20)
둘째, 노동조합법(1996)은 단체협약의 내용중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기준은 규범적 효력을 인정하고 있다.(제33조) 단체협약의 규범적 효력에 관하여는 양면적 적용설과 편면적 적용설이 있으나,21) 산업별 협약과 같이 관련산업의 근로조건에 관한 최저기준의 성격을 갖지 않고, 당해 기업에서 표준적인 근로조건으로 작용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기업별 단체협약의 성격으로부터 양면적 효력을 인정하고 有利性原則을 부정하는 경우22)에는 노동조합의 근로조건 결정권능은 더욱 강화된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근로자가 노동조합에 가입하면 원칙적으로 노동조합을 통한 교섭만이 인정되고, 교섭결과인 단체협약의 규범적 효력이 양면적으로 적용된다고 볼 때에, 공정대표의무는 노동조합의 이러한 권한에 대응하는 법적 의무로 평가될 수 있다.23)
(2) 조합민주주의의 법적 요청
노동조합법(1996)은 여러 규정을 통하여 노동조합의 민주적 운영을 요청하고 있다. 인종·성별·종교·정당 또는 신분에 의한 조합원의 차별대우를 금지하고 있고(제9조), 노동조합의 민주적 운영을 보장하기 위하여 일정한 사항을 규약에 규정하도록 하고(제11조), 단체협약에 관한 사항을 총회의 의결사항으로 하고 있다.(제16조제1항제3호) 아울러 조합원은 노동조합의 모든 문제에 참여할 권리도 보장하고 있다.(제22조) 이와 같은 조합민주주의를 법적으로 요청하는 우리 노동조합법은 노동조합이 조합원을 위하여 사용자와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을 체결함에 있어서도 공정성을 견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조합민주주의는 노동조합과 조합원의 관계(즉 노동조합의 내부관계)에서 문제되어 왔으나24), 사용자와 근로조건기준을 설정하는 단체협약체결에 있어서 노동조합, 조합원 및 사용자의 삼면관계에서도 요청된다고 할 수 있다.25) 이와 같이 공정대표의무는 근로조건기준의 설정에 앞서서 노동조합에게 부과되는 민주적 내부절차의 요청이며, 동시에 사용자와 근로조건기준을 설정할 때에도 조합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공정대표의무의 법적 근거로 조합민주주의의 법적 요청을 들 수 있다.26)
2. 공정대표의무의 적용범위
우리 법상 단체교섭·협약제도는 배타적 교섭대표제도를 전제로 하는 미국의 그것과 상당히 다르며, 따라서 노동조합의 공정대표의무도 미국의 소위 「duty of fair representation」와는 그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첫째, 노동조합은 누구의 이익을 공정하게 대표할 의무를 가지는가가 문제되는데, 미국의 그것이 「교섭단위내의 전체 근로자」의 이익임에 대하여 우리의 경우에는 「조합원」의 이익을 대표할 의무로 구성되어야 한다.27)
둘째, 노동조합의 공정대표의무는 노동조합이 대표성을 가지고 조합원의 문제를 다루는 경우에 공정성을 추구할 것을 요구한다. 실제에서는 단체협약에 의하여 기존 근로조건을 불이익변경하는 경우, 조합원중의 특정집단(고령자, 여성, 특정직종)에 대해서만 불리한 단체협약조항을 합의한 경우, 전체조합원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는 단체협약이 체결되는 경우 등과 같이 근로조건 결정권능과 관련하여 주로 공정성이 문제된다. 이 때 公正性이란 절차적 측면에서는 조합규약에 조합원의 의견·의사를 확인할 수 있는 절차를 요구하며, 실체적 측면에서는 특정집단만을 불이익하게 취급하는 협약조항이 배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28)
셋째, 공정대표의무는 勞動組合의 근로조건결정의 절차와 관련하여서는, 조합내부의 의사결정단계(단체교섭준비과정)에서의 민주적이고 효율적인 의사결정 및 결집방법 뿐만 아니라, 사용자와의 단체교섭·협약체결단계에서의 조합원의 다수결에 의한 승인절차 등을 요구한다.
넷째, 공정대표의무는 근로조건의 결정과 관련한 절차적 측면 뿐만 아니라, 근로조건의 기준, 해고(징계)의 정당성 판단 등 실체적·개인적 문제에 대하여도 적용된다. 이 중 실체적·개인적 측면은 주로 협약자치의 한계 또는 단체협약에 의한 근로조건의 불이익변경의 문제29), 징계절차 또는 해고동의(협의)절차에서 해고동의조항의 법적 성질, 위반의 효과 및 노동조합의 동의권의 불성실한 행사 문제 등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협약자치의 한계 또는 해고동의절차에서의 동의권의 불성실행사의 문제는 상당부분 공정대표의무의 문제의 다른 측면이라고 할 수 있다.
Ⅳ. 단체교섭에 있어서 공정대표의무의 법리
노동조합은 다양한 형태로 대사용자관계에서 조합원들을 대표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공정대표의무와 가장 밀접한 관련을 갖는 것은 단체교섭을 통하여 조합원들의 근로조건기준을 설정하는 경우이다. 공정대표의무의 법리는 근로조건기준의 설정과정에서 노동조합내부에서의 意思形成과 사용자와의 단체교섭·단체협약체결이라는 두 관점을 통일적으로 처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즉, 근로조건의 기준을 설정하기 위한 조합원의 요구를 집약하여 노동조합의 요구사항을 확정하는 절차와 단체협약체결 및 승인절차에서 공정대표의무가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
먼저, 근로조건의 기준설정은 노동조합이 구체적인 사항을 요구하고 사용자가 이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행해지기 때문에, 조합원들의 요구사항이 노동조합의 요구사항으로 집약·확정되지 않으면 그 요구사항은 단체협약의 내용이 될 수 없다. 따라서 여러 조합원의 요구사항을 민주적 절차에 의하여 수렴하고 그들의 요구사항을 조정하고 취사선택하여 노동조합의 요구사항으로 집약하고 확정하여야 하며,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는 한 모든 조합원의 이익이 공정하게 대표된다고 할 수는 없다.
또, 요구사항의 집약·확정절차를 거친 이후의 단체교섭에서도 조합원의 구체적인 이해는 사용자의 대응 내지 노동조합 대표자의 교섭여하에 따라 다양하게 변할 수 있다. 따라서 협의된 내용이 구체화된 시점에서는 그러한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것이 조합원의 총의에 합치하는가의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 확인절차에 조합원의 민주적 참가가 보장되지 않으면 노동조합은 조합원을 공정하게 대표하고 있다고 할 수 없다.
1. 요구사항의 집약·확정 절차
(1) 노동조합의 의무
①회의소집의무
노동조합의 집행부가 조합원의 요구사항을 무시하고 노동조합측의 요구사항을 자의적으로 확정하는 것은 공정대표의무의 위반이 된다. 따라서 노동조합 대표자는 조합원의 다양한 요구사항을 공정하게 다루기 위하여, 노조법(1996) 제18조제2항에 의하여 조합원 3분의 1이상 또는 組合規約에 정한 비율의 조합원이 요구하는 경우에는 요구사항을 집약하고 확정하기 위한 조합원총회 또는 중간의결기관등의 회의를 소집하여야 한다. 노동조합 대표자가 그것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조합원은 행정관청에 소집권자의 지명을 요청할 수 있다.30)
② 조합원의 요구사항을 접수하고 절차에 상정할 의무
요구사항을 집약하고 확정하기 위한 회의에서 어떤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져야 하는가는 노동조합의 다수결원리로 결정되며, 그 결과 특정 요구사항이 노동조합측의 요구사항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그 자체는 문제되지 않는다. 그러나 공정대표의무의 취지에 비추어 특정 조합원들의 요구사항이 의결기관의 회의에 제출될 기회는 최소한 보장되지 않으면 안된다. 조합원은 자신의 이익이 공정하게 대표될 것을 조건으로 노동조합에 근로조건의 결정권능을 부여하였기 때문에, 모든 요구사항에 대하여 적어도 노동조합의 민주적 의결에 의한 採否의 결정을 받을 기회가 부여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2) 의무위반에 대한 사법적 구제
조합규약에 일정한 비율의 조합원에 의한 의안제출권이 규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집행부가 이를 방해하거나 의결기관에 제출하지 않는 경우에, 조합원들은 집행부를 상대로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의제로 채택할 것을 명하는 가처분 또는 노동조합측의 요구사항의 확정을 위 의안이 토의될 때까지 금지시키는 가처분을 신청할 수 있다.31)
(3) 조합원의 자력구제
① 조합원의 직접교섭
실제에서는 조합원들이 이와 같은 가처분을 신청하기 곤란한 경우가 많으며, 노동조합측의 요구사항이 의결기관에서 일단 확정된 후에는 그 확정결의를 무효로 하기도 어렵다. 또 조합규약에 조합원의 의안제출권이 규정되어 있지 않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32) 따라서 특정 조합원들의 요구사항이 완전히 무시되고 회의절차에 상정할 수도 없는 경우에33), 그들이 직접 사용자에게 요구사항을 제시하고 교섭을 요구할 수 있는가라는 점이 공정대표의무의 관점에서 검토되어야 한다.
②노동조합의 통제처분
조합원의 직접교섭과 관련하여 먼저 문제되는 것은, 조합원들이 독자적으로 사용자에게 교섭을 요구하는 행위에 대하여 노동조합이 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는가이다. 조합원들에 대한 공정대표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노동조합에게는 그 이행을 조건으로 부여받은 근로조건결정권능이 제한되고, 그 한도에서 조합원들은 자신들의 근로조건에 관하여 사용자와 직접 교섭할 권능을 회복한다.34) 따라서 조합원들의 사용자에 대한 직접교섭 내지 그 요구에 대하여 노동조합은 통제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본다.
일본의 判例중에는 조합원들의 직접교섭이 "노동조합이 평소 조합활동을 소홀히 하고 즉시 다룰 수 있는 사안에 대하여도 착수를 지체하여 조합원의 불만을 충분히 흡수하지 못한 것이 직접 원인이 되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제명처분은 통제권의 남용이 된다고 하는 것이 있다.35)
③사용자의 교섭응락
조합원들이 이와 같이 직접교섭을 요구하는 경우에, 노동조합이 아닌 그 조합원들에 대하여 사용자가 교섭응락의무를 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사용자가 조합원들의 직접교섭에 응한 경우에, 그러한 사용자의 교섭응락행위가 당해 노동조합에 대한 지배개입행위로서 부당노동행위가 되는가의 여부가 문제된다. 당해 노동조합은 공정대표의무의 불이행에 의하여 이미 그 한도에서 근로조건결정권능을 상실하였다고 보아야 할 것이며, 따라서 그 범위에서 교섭권능을 회복한 조합원들과 사용자가 직접교섭하는 것은 부당노동행위가 되지 않는다고 본다.
사용자와 조합원들이 직접 교섭하여 특정 근로조건에 관하여 합의한 경우에 그 합의는 개별조합원의 근로계약의 내용에 불과하다. 이 때 노동조합의 단체협약과 이 근로계약 사이에 유리성의 원칙이 적용될 것인가의 여부가 문제된다. 그러나 노동조합은 당해 조합원들에 관한 근로조건의 결정권능을 상실하였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이 경우에는 당해 조합원들의 근로계약에 대하여 유리성원칙의 적용을 배제할 의의는 없다고 본다.
④사용자의 불이익취급
사용자가 조합원들이 직접교섭을 요구하는 행위를 이유로 그들을 불이익취급하는 경우에 사용자의 행위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될 것이다. 공정대표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노동조합은 조합원들의 행위에 대하여 통제권을 행사할 수 없으며, 당해 조합원들이 사용자에 대하여 교섭을 요구하는 행위는 조합활동으로서 정당성을 갖는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2. 단체협약의 체결·승인절차
단체교섭과정에서 노동조합의 요구사항이 실현되는 정도는 사용자와 노동조합 대표자의 대응방식등에 따라 유동적이며, 조합원간의 구체적인 이해관계도 다양하기 때문에 단체교섭의 결과가 조합원의 이익에 합치하는가의 여부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노조법 제18조 제1항 제3호가 단체협약에 관한 사항을 총회의 의결사항으로 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경영이 어려운 기업의 사용자측으로부터 회사재건을 위한 반대제안으로 임금체계등 근로조건의 불이익변경이 제시되는 경우가 있다.36) 노동조합의 공정대표의무가 전형적인 형태로 문제되는 것은 이와 같이 노동조합이 전체조합원 또는 조합원 일부에 대하여 근로조건의 기준을 인하하고자 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경우이다. 이러한 내용의 단체협약을 조합원의 의사를 묻지 않고 체결하는 것은 공정대표의무에 위반한다. 근로조건의 기준을 인하한다는 것은 조합원이 통상 예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단체협약에 의한 근로조건의 불이익변경에 관하여 "개개 사안별로 조합측에 조합원의 집단적인 수권 또는 이와 아울러 개별적인 수권이 주어져야 한다"는 견해37)는 노동조합의 공정대표의무를 전제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특별한 경우 이외에도, 노조법 제18조 제1항 제3호에 의하여 일반적으로 노동조합이 조합원의 總意를 묻지 않고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경우에도 공정대표의무의 위반이 성립한다. 이러한 경우에 노동조합의 대표자가 조합내부관계에서 책임을 지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대표자의 조합내부책임이 긍정되더라도, 체결된 단체협약 자체가 유효하다면 조합원들은 의사에 반하여 당해 단체협약의 구속을 받게 된다. 따라서 조합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그러한 공정대표의무의 위반이 있었던 경우에 단체협약의 효력자체를 문제삼지 않으면 안된다.38)
(1) 노동조합 대표자의 단체협약체결권
구 노조법 제33조 제1항은 노동조합 대표자의 단체교섭권한에 대해서만 규정을 두고, 단체협약체결권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그리하여 대부분의 학설은 노동조합의 대표자도 조합원의 총의에 기초한 위임 또는 수권절차가 없는 한 단체협약체결권한을 가지지 않는다고 해석하여 왔다.39) 그러나 1996년 노동조합법은 그 동안 사용자들의 요구, 대법원의 판례와 노동부의 유권해석을 반영하여, "노동조합 대표자……는 사용자……와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가진다(동법 제29조제1항)"고 규정하였다. 따라서 구 노조법의 해석에서는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노동조합의 대표자가 임의로 체결한 단체협약은 유효하게 성립하지 않는다는 해석이 가능하였지만, 신 노조법에 의하여는 노동조합 대표자에게 단체협약체결권이 있다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신 노조법 제29조 제1항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 내부에서는 단체협약의 체결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절차를 두는 경우에 노동조합 대표자의 단체협약체결권이 여전히 문제될 수 있다.
(2) 노조대표자의 단체협약체결권의 제한
1) 규약상 협약인준투표조항이 있는 경우
신 노조법하에서도 조합규약에 단체협약의 체결에는 총회 기타 이에 준하는 의결기관에 의한 단체협약체결의 승인절차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정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40) 이 경우에 규약소정의 절차를 거치지 않는 한 단체협약은 유효하게 성립될 수 없다.41)
비록 신 노조법 제29조 제1항에서 노동조합 대표자는 단체협약 체결권을 갖는다고 규정하였더라도 이 조항에 의하여 노조법 제16조 제1항 제3호에 의한 총회의 단체협약에 관한 사항의 의결권이 제한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노조법 제29조 제1항은 그 동안 논란되었던 노동조합 대표자의 단체협약체결권의 존재를 확인하는 규정에 불과하며, 동 조항에 의하여 노동조합 대표자의 단체협약체결권을 조합원 총회에 의하여도 제한할 수 없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없기 때문이다.
2) 규약상 협약체결권을 포괄적으로 부여한 경우
구 노조법하에서는 조합규약에서 노동조합의 대표자에게 포괄적으로 단체협약체결권한을 부여하고 있는 경우에도 그 규정의 효력이 문제되었다. 조합원의 요구사항은 구체적 상황하에서 정해지며 조합가입시 또는 규약작성시에 막연하게 결정될 성격의 것이 아니며, 또 어떤 경우에도 노동조합 대표자가 단체협약체결권을 갖는다는 포괄적 위임규정은 단체교섭의 실제에도 부합되지 않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구 노조법의 해석에서는 노동조합 대표자에게 미리 포괄적으로 단체협약체결권한을 부여하는 규정은 결국 공정대표의무를 부정하고, 공서양속에 반하는 것으로 무효가 될 수도 있었다.42) 그러므로 이러한 경우에도, 단체협약이 유효하게 체결되기 위해서는 그러한 규정이 없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구체적인 단체협약체결에 대한 승인절차가 필요한 것으로 해석되었다.43)
그러나 노동조합 대표자에게 단체협약체결권을 부여한 신 노조법하에서는 기존의 해석론을 그대로 유지하기 어렵게 되었다. 따라서 조합규약에서 단체협약체결권을 노동조합 대표자에게 포괄적으로 부여한 경우에 노조대표자는 유효하게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다.
3) 규약상 협약인준투표조항이 없는 경우
구 노조법하에서도 조합규약이나 단체협약에 협약인준투표에 관한 규정이 없을 경우에 노동조합의 대표자는 단체협약을 체결하는데 내재적인 한계를 차치하고는 아무런 제한이 없다는 견해가 있었다. 즉, 노동조합은 민주적인 단체임과 동시에 한편에서는 투쟁단체라는 점에서 노동조합 집행부의 강력한 통제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노동조합의 대표자는 노동조합의 통제력확보라는 관점에서 단체협약체결권을 갖는다는 것이다.44) 이에 대하여, 조합규약에 노동조합 대표자에게 단체협약체결권한이 포괄적으로 부여되어 있는 경우와 조합규약에 단체협약체결의 승인절차에 관한 규정이 없는 경우에도, 그것만으로 노동조합의 대표자가 단체협약체결권을 갖는 것은 아니라는 견해가 있었다.45)
신 노조법하에서는 규약상 협약인준투표조항이 없는 경우에도 노동조합 대표자는 유효하게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다고 하여야 한다. 따라서, 구체적인 단체교섭에 있어서 조합원 총회 기타 이에 준하는 기관의 의결에 의하여 노동조합 대표자에게 단체교섭 뿐만 아니라 단체협약체결까지 포괄적으로 위임하는 것은 유효하다고 할 수 있다.46) 단체교섭시에 구체적 교섭사항에 대한 조합원의 총의가 조합원총회에서 이미 확인된 이상 또 따로 단체협약체결의 승인절차에 의하여 조합원의 총의를 확인하지 않더라도 공정대표의무에 반한다고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4) 제한의 방식
노동조합 대표자에게 단체협약의 체결을 위임하는 조합원 총회등의 결의는 원칙적으로 그 내용을 명확히 하여야 한다. 그러나 노동조합 대표자가 요구사항의 집약·확정결의에 의하여 확정된 기준 이상으로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경우에는 명시적인 위임결의의 부존재를 문제삼을 필요가 없다. 그 경우에는 노동조합측의 요구사항 확정시에 이미 조합원의 총의는 요구기준 이상으로 확정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며, 조합원은 노동조합 대표자가 확정요구기준 이상으로 단체협약을 체결할 것까지 묵시적으로 위임하였다고 해석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근로조건기준이 인하되는 경우, 즉 근로조건이 불이익변경되는 경우에는 달리 해석하여야 한다. 근로조건의 기준을 인하하는 단체협약의 체결권한은 구체적인 단체교섭에서도 노동조합 대표자에게 포괄적으로 위임할 수 없다. 왜냐하면, 단체협약에 의하여 근로조건을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것은 본래 비정상적인 경우이며, 평상시와 달리 조합원의 이해대립이 강하고, 그 조정에는 특별한 배려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근로조건기준이 인하되는 경우에 단체협약체결권의 포괄적 위임은 공정대표의무에 반하여 무효가 되고, 조합원이 구체적 타결기준에 관하여 단체협약체결을 승인하는 절차가 보장되어야 한다.
조합규약에 협약인준투표조항이 없는 경우에도, 조합원총회의 결의에 의하여 노동조합 대표자는 단체협약체결에 관한 명시적·묵시적 수권을 받아야 유효한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다.(노조법 제16조제1항제3호) 따라서 통상 「노동조합 대표자의 단체협약체결권의 제한」에 관한 결의는 노동조합 내부적으로 당연히 유효할 뿐만 아니라 그러한 결의를 무시하고 노동조합 대표자가 사용자와 임의로 단체협약을 체결하였을 경우에는 그 단체협약의 효력은 무효이다.47)
조합규약상 단체협약체결에 필요한 승인절차가 규정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 협약체결승인절차는 조합원의 이해가 노동조합에 의하여 공정하게 대표되고 있는가 여부를 조합원의 민주적 참가에 의하여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절차이기 때문에, 조합원총회의 다수결에 의하여야 한다.48)
(3) 단체협약체결권의 제한과 대사용자관계
이와 같이 노동조합 대표자의 단체협약체결권에 특별한 제한을 가하는 경우에 노동조합 대표자가 단독으로 체결한 단체협약은 무효가 될 수 있다. 이 때 사용자에 대한 협약인준투표조항의 효력문제, 표현대리의 법리 또는 대표권제한의 법리를 근거로 그 단체협약의 유효성을 다투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1) 규약상 협약인준투표조항의 대사용자관계의 효력
일부의 견해는 조합규약에 협약인준투표조항을 두어 노동조합의 대표자의 단체협약체결권에 대한 제한49)을 가하는 것은 조합운영의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필요하기는 하지만 이는 노동조합과 조합원간의 대내적으로만 효력이 있을 뿐, 대외적으로 즉 노동조합의 대표자가 사용자와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데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한다. 즉 협약인준투표조항에 관계없이 노동조합의 대표자는 사용자와 독립적으로 유효한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다고 한다.50)
이 견해는 그 근거로 단체협약체결에 있어서 노동조합과 조합원간의 관계에 관한 團體說을 들고 있으나, 이는 단체설의 의의를 오해하고 있다고 하겠다. 단체설은 「노동조합」과 사용자 사이에 체결된 단체협약의 규범적 부분이 「조합원」에게 직접 효력을 미치는 것은 노동조합의 고유한 권한으로서 집단적 규범계약을 설정할 권한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즉, 단체설의 요체는 노동조합과 사용자 사이의 단체협약이 조합원에게 직접 효력을 갖는다는 구조를 설명하는 학설이며, 이를 노동조합 대표자의 대표권제한에 원용할 수는 없다고 본다.51)
따라서 노동조합이 조합규약에 협약인준투표조항을 두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 대표자가 이를 거치지 않고 체결한 단체협약은 대사용자관계에서 무효라고 하여야 한다.
2) 使用者에 의한 表見代理法理의 원용
전술한 바와 같이 근로조건기준이 인상되는 경우에도 노동조합 대표자는 특별한 위임결의가 없는 한 단체협약체결권한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그러한 위임결의가 없는 경우에 근로조건기준이 인상되었더라도 단체협약체결의 승인절차를 거치지 않은 단체협약은 원칙적으로 무효이다. 이 때, 노동조합 대표자에게 단체협약체결권한까지 부여된 것처럼 보이는 조합원총회의 결의등이 행해진 경우에, 재산법적 거래와 마찬가지로 사용자는 表見代理法理를 원용할 수 있는가가 문제된다.
민법상 표현대리법리는 상대방의 보호 내지 거래안전의 보호라는 목적을 위한 것으로서 정적안전의 보호에 대한 예외적인 제도라고 한다.52) 따라서 동적 안전 또는 제3자의 보호가 본래 거의 문제되지 않는 단체협약체결에 있어서 표현대리법리의 적용은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53) 뿐만 아니라 노동조합은 사용자에게 있어서 가끔 거래하는 상대방이 아니라 근로자에 관한 근로조건의 기준설정이라는 계속적이고 특수한 거래를 행하는 상대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용자측의 過失이 민법상 재산법적 거래의 경우보다도 넓게 인정되어야 한다. 이에 대하여,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내부문제에 개입하는 것은 부당노동행위로서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단체협약의 체결에 관하여 표현대리법리의 원용을 일반적으로 배제할 수는 없다고 하는 견해도 있다.54)
3) 민법 제60조의 준용여부
표현대리법리가 적용되어 그 준용의 여부가 문제되는 것은 민법 제60조의 理事의 代表權制限에 관한 규정이다. 원래 노동조합 대표자가 협약체결권한을 당연히 갖는 것은 아니라고 해석하는 이상, 동조의 「대표권제한」55)이라는 문제는 생기지 않으며, 동조를 준용할 경우는 있을 수 없게 된다.56)
그러나, 노동조합 대표자는 단체협약체결권이라는 대표권을 갖는다고 해석하는 경우에도57), 민법 제60조의 준용에 대하여 해석상 주의를 요한다. 민법 제60조는 "이사의 대표권의 제한은 등기하지 않으면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규정하여 대표권제한의 대항요건으로 登記를 규정하고 있다.58) 사단법인 이사의 대표권제한에 대한 민법의 동규정은 거래의 안전을 위한 公示方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法人이 아닌 노동조합 대표자의 대표권을 등기한다는 것은 애당초 있을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민법 제60조의 규정의 취지를 고려하여, 이 규정을 유추한다고 하더라도 노동조합대표자의 대표권제한을 상대방인 사용자가 알 수 있었느냐가 문제될 뿐이다. 그런데 전술한 바와 같이 단체교섭의 상대방인 사용자는 노동조합과 가끔 거래하는 일반 제3자가 아니며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노동조합 대표자의 대표권제한을 알고 있거나 알 수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노동조합 대표자에게 단체협약 체결권한까지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조합원총회 또는 조합규약에 의하여 대표권을 제한하는 경우에 민법 제60조의 규정의 준용은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59)
4) 사용자로부터의 무효주장
공정대표의무에 위반한 단체협약 즉 단체협약체결의 승인절차를 거치지 않은 단체협약을 법적으로 무효라고 하는 경우에, 사용자측에서도 승인절차의 흠결을 이유로 단체협약의 무효를 주장할 수 있는가도 문제된다. 이러한 문제는 근로조건의 기준이 인하된 경우보다는 인상된 듯한 경우에 충분히 야기될 수 있는 문제이다. 그러나 협약체결의 당사자가 상대방의 내부절차의 흠결을 이유로 그 단체협약의 무효를 주장하려는 것은 금반언의 법리에 의하여 허용되지 않는다. 결국, 조합원만 단체협약의 무효를 주장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다만, 단체협약체결승인절차를 흠결한 단체협약도 追認에 의하여 유효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예를 들어 조합원이 상당기간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체결승인절차를 거치지 않은 단체협약의 기준에 따르고 있었던 경우에는 조합원의 총의에 의한 묵시적 추인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될 수 있다고 본다.60)
Ⅴ. 결 어
노동조합의 공정대표의무에 관한 법적 논의가 아직 일반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단체교섭·단체협약체결 과정을 중심으로 공정대표의무의 법리를 시론적으로 구성하였지만,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점들이 전제되어 있다.
노동조합은 누구의 利益을 공정하게 대표할 의무가 있는가에 대하여는 미국의 그것과 달리 勞動組合의 「組合員」에 대한 義務를 문제삼고 있다. 또 미국의 공정대표의무에서 주로 문제되는 것은 단체협약체결 및 고충처리·중재 과정에 있어서 인종, 성별, 출신국, 연령, 사상, 임시직, 수습근로자 등 교섭단위내의 특정 집단 또는 개인에 대한 차별적 취급이 주로 문제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이와 같은 차별적 취급의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나 주로 노동조합의 대표자가 조합원들의 참여를 배제하고 독단적으로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체결을 행하는 경우에 공정대표의무가 문제되고 있다.
단체협약체결의 승인절차와 같은 공정대표의무의 법적 요청에 있어서 장애가 되는 것은 노동조합의 법적 성격을 민법상 社團으로 보고 단체협약체결에 관하여도 사단법리를 원용하려는 견해이다. 그러나 노동조합이 사단이라고 하더라도 노동조합과 사용자 사이의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의 체결은 조합원의 근로조건 등에 관한 규범형성기능을 하기 때문에, 사단의 대외적 법률행위에 관한 일반사단법리 보다는 조합원의 총의를 통한 정당화 과정을 거치도록 하는 조합민주주의 내지 공정대표의무의 법적 요청을 강조하는 법리구성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공정대표의무의 법리를 구성함에 있어서 몇 가지 문제점도 지적될 수 있다. 공정대표의무의 법적 요청은 단결자치와 관련하여 노동조합운영의 자주성과 효율성이 저해되고, 원활한 단체교섭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그것이다. 그러나 단결자치의 핵심은 조합원의 자주적 참가가 보장되는 민주적 조합운영에 있다고 할 것이며, 노동조합운영의 효율성이라는 측면도 대표의 공정성으로부터 얻는 이익과 비교형량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여 체결된 단체협약이 무효가 되어 재교섭을 하게 되더라도 "재교섭을 하여야 하는 불편의 예방" 보다는 "조합원을 공정하게 대표하여 노동조합의 민주성을 확보"하는 과제가 노동조합법에서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인정하여야 할 것이다.
<각 주>
1)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은 1996년 12월 26일에 종전의 「노동조합법」과 「노동쟁의조정법」을 통합·개정하여 동년 12월 31일자로 공포된 법(시행일자는 1997.3.1)을 말한다. 비록 동법의 국회통과 절차상의 문제로 인하여 금년 2월 임시국회에서 여야합의로 재개정될 전망이나, 재개정의 쟁점은 주로 복수노조,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쟁의행위시 대체근로 및 무노동무임금 등이 될 것이며, 본 논문의 주제와 관련된 노동조합 및 단체협약에 관하여는 별다른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동법의 조문을 그대로 인용하기로 하며, 또 동법의 약칭을 종전대로 「노동조합법」 또는 「노조법」이라고 표기한다.
2) 李炳泰, 團體協約自治의 限界, 법학논총 제7집, 한양대법학연구소, 1990, 13면; 反對, 김형배, 노동법, 박영사, 1993, 496면. 일본의 판례는 "노동조합이 결성되어 있을 때에는 근로자·사용자는 원칙적으로 노동조합을 매개로 하여서만 교섭을 행하여야 하며, 사용자가 직접 근로자와 교섭하는 것은 부당노동행위(단체교섭거부)가 성립된다"고 하며(寶製鋼所事件, 東京地決 1950.10.10, 勞民集 1권 5호, 766면), 學說은 대체로 판례의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外尾健一, 勞動團體法, 筑摩書房, 1985, 271면; 下井隆史·保原喜志夫·山口浩一郞, 勞動法入門, 有斐閣, 1977, 143∼146면; 橫浜富士郞, 勞動組合內部問題法の基礎理論的考察, 久保敬治還曆記念論文集, 世界思想社, 1980, 32면 이하 참조)
3) American Jurisprudence 2d(rev), Vol.48, "Labor and Labor Relations", 1994; William B. Gould Ⅳ, A Primer on American Labor Law (3rd), The MIT Press, 1993, pp.157-171; Douglas L. Leslie, Cases and Materials on Labor Law (3rd), Little, Brown and Company, 1992, pp.777-790; 中와裕也, アメリカ團體交涉法の構造, 法學協會雜誌論文選集 100권11호, 101권1호 등 참조.
4) 연방철도노동법의 Steele사건에서 시작한 미국에서의 공정대표의무법리의 발전과정에 관하여는 김인재, 노동조합내부문제의 법적 규율, 서울대박사학위논문, 1996.2, 98-102면 참조.
5) NLRA 제9조(a)[29 U.S.C. §159(a)] 는 "단체교섭의 적정단위내에 있는 근로자 과반수에 의하여 단체교섭을 목적으로 선출 또는 지명된 대표자는 보수, 임금, 근로시간 또는 기타의 고용조건에 관하여 그 단위에 속하는 모든 근로자의 유일한 대표자이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Wagner법에 밀접한 영향을 준 철도노동법 제2조제4호(45 U.S.C. §152 Fourth, [May 20. 1926, c. 347, Title Ⅰ, §2 Fourth, 44 Stat. 577])도 "피용자들의 직종(craft or class)의 다수에 의하여 선출된 노동조합은 배타적 교섭권한을 갖는다"고 규정하고 있다.(Order of R. R. Telegraphers v. Railway Express Agency,Inc., 321 U.S. 342 (1944)).
6) Steele v. Louisville & Nashville Railroad, 323 U.S. 192 (1944).
7) Vaca v. Sipes, 386 U.S. 190 (1976).
8) Steele v. Louisville & Nashville Railroad, 323 U.S. 192 (1944).
9) 비조합원의 고충을 차별처리한 사건, Thompson v. Brotherhood of Sleeping Car Porters, 316 F.2d 191 (4th Cir. 1963); Wallace Corp. v. NLRB, 323 U.S. 248 (1944).
10) Ford Mortor Co. v. Huffman, 345 U.S. 330 (1953); Humphrey v. Moore, 375 U.S. 335 (1964).
11) Smith v. B & O R.R., 485 F.Supp. 1026, 1031 (D. Md. 1980).
12) Electrical Workers Local 444, 311 NLRB 105 (1993).
13) Harris v. Chemical Leaman Tank Lines, Inc., 437 F 2d 167 (5th Cir. 1971).
25) 三面關係가 문제되는 경우는 이외에도 유니온샵협정과 단체협약의 해고동의조항 등이 있다. 道幸哲也, 人事協議·同意條項をめぐる判例法理の展開, 勞動判例 448호, 1985, 19면.
26) 小宮文人, 앞의 글, 37면.
27) 노동조합법 제37조에 의하여 단체협약이 한 기업내의 모든 근로자에게 적용됨으로써 전체종업원을 대표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지만, 이는 예외적인 문제라고 할 것이다.
28) 菅野和夫, 앞의 책, 485면은, 근로자에게 불리한 단체협약조항의 효력과 관련하여 이를 「노동조합의 단체협약체결권의 한계」문제라고 하여, 당해 사항의 성질과 내용에 따라 ①집단적 특별수권사항, ②개별적 수권사항 및 ③무권한사항으로 나누어 다루고 있다.
29) 고호성, 노동법상의 집단적 자치원리, 서울대학교박사학위논문, 1995, 178-182면; 김재훈, 단체협약에 의한 기존 근로조건의 불이익변경, 노동법연구 제3호, 서울대학교노동법연구회, 1993, 175-191면 참조.
30) 全金ロ-ハイド事件, 德島地決 1983.10.11, 勞民集 34권5/6호, 868면. 조합규약에 조합원 3분의 1이상의 요구가 있을 때에는 집행위원장은 임시총회를 소집하여야 한다는 내용의 규정이 있는 경우에, 조합원 3분의 2이상의 요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집행위원장이 총회를 소집하지 않았던 사안에 대하여, 법원은 총회소집절차를 구하는 가처분을 인용하였다.
31) 다만 이 假處分은 성질상 임의이행을 기대하는 가처분으로서 강제집행이 불가능하며, 단순히 소위 만족적 가처분이기 때문에 본안소송은 권리확인으로서의 의미를 가짐에 불과하다고 한다. 小宮文人, 앞의 글, 42면.
32) 이철수, 노동조합규약분석, 한국노동연구원, 1995, 51면에 의하면, 조사대상규약 중 조합원의 발언권(제안권)을 규정한 것이 58.6%라고 하지만, 이것이 「의안제출권」까지 의미하는지는 불명확하다.
33) 예를 들어 다수조합원이 임금인상을 그리고 소수 여자조합원이 육아시간의 연장을 각각 노동조합측의 요구사항으로 하도록 요구할 때, 조합집행부가 육아시간연장의 요구사항에 대하여는 노동조합의 의결기관에서 요구사항의 집약·확정하는 토의에도 부치지 않은 경우 등이다.
34) 小宮文人, 앞의 글, 42면.
35) 姬路合同貨物自動車사건, 大阪地決 1974.3.4, 勞動判例 제208호, 60면.
36) 大阪白急タクシ-假處分事件, 大阪地決 1978.3.1, 勞判 298호, 73면; 동 가처분이의신청사건, 大阪地判 1981.2.16, 勞判 360호, 56면. 이 사건은 택시운전사인 종업원의 대부분에게 실질적인 임금인하를 초래하는 제도를 단체협약에 정한 사안이다. 이 외에도, 北港タクシ-事件, 大阪地判 1980.12.19, 判時 1001호, 122면; 日本トラック事件, 名古屋地判 1985.1.18, 勞民集 36권6호, 698면; 항소사건, 名古屋高判 1985.11.27, 동권동호, 691면; 東京都十一市競輪事業組合事件, 東京地判 1985.5.13 勞判 453호, 75면 등.
37) 김재훈, 앞의 글, 191면.
38) 우리나라에서는 그 동안 단체협약의 체결절차에 있어서 공정대표의무의 문제는 노동조합측의 단체협약체결권자 및 협약인준투표조항의 문제로 주로 다루어져 왔다. 럭키금속 퇴직금사건, 서울민사지판1991.7.19,89가합64441; 연합철강공업 조합규약변경명령취소사건, 부산고판1991.9.25,90구3232; 명신산업 조합규약변경보완명령취소사건, 대구고판1992.10.28,92구1156; 쌍용중공업 단체협약변경명령취소사건, 부산고판1991.10.16,91구1332; 동 사건, 대판(전원합의체)1993.4.27,91누12257; 노동부, 교육자료-노동3권의 행사에 대한 올바른 이해, 1990.2; 이종복, 노동조합법 제33조제1항의 단체교섭권의 의미, 판례월보 255호, 1991.12; 이광택, 판례평석-조합원총회의 결의에 따라 단체협약을 체결하도록 한 협약규정에 대한 행정관청의 변경명령, 노동법학 제3호, 한국노동법학회, 1991; 김인재, 단체협약인준투표조항, 노동법연구 제3호, 서울대학교노동법연구회, 1993 참조.
39) 종래에도 학설 중에서도 이종복, 앞의 글, 27면; 김형배, 앞의 책, 475면은 구 노조법상의 해석에 의하여도 개정법의 내용을 지지하고 있었다..
40) 앞의 연합철강공업사건에서의 노동조합규약.
41) 법개정 이전에도 노동조합대표자가 당연히 단체협약체결권을 갖기 때문에 노동조합이 조합규약 또는 단체협약으로 노동조합 대표자의 단체협약체결권에 제한을 가하는 규정은 오히려 무효라고 주장하는 견해가 있다. 이 견해 및 이러한 협약인준투표조항의 유효성 문제의 검토에 관하여는 김인재, 앞의 글, 239-240 참조.
42) 諏訪康雄, 協約自治の限界の再檢討, 勞동法律旬報 1029호, 39면 이하는 "만일 조합규약에 협약체결권한이 특별히 부여되어 있는 경우에도 그 권능의 행사범위에 한정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한다"고 한다.
43) 小宮文人, 앞의 글, 45면.
44) 이광택, 앞의 글, 182면. "이 경우에 체결된 단체협약의 내용이 조합원 다수를 만족시키지 못하였다면 노조대표자에 대한 불신임등 정치적 책임을 물을 수는 있을 것이나 법적 책임을 추궁하지 못한다"고 한다(183면). 결국 1996년 노조법 제29조 제1항에 노조대표자의 단체협약체결권에 관한 규정은 이를 확인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45) 小宮文人, 앞의 글, 45면.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1996년 법개정으로 이 견해는 일단 지지하기 어렵게 되어 있다.
46) 다만 근로조건의 기준을 인하하는 경우에는 구체적인 수권이 필요할 것이다.
47) 小宮文人, 앞의 글, 45면.
48) 노동조합법(1996) 제18조제2항; 일본 노조법 제5조제2항 5,8,9호 참조.
49) 종래 노동조합의 대표자가 당연히 단체협약체결권을 갖는 것이 아니라는 견해에 의하면 노동조합 대표자의 단체협약체결권 자체가 노동조합에 의하여 구체적으로 부여되는 것이므로 따로 협약체결권의 제한문제를 논할 필요가 없다. 노동조합 대표자의 단체협약체결권의 제한 문제는 일단 노동조합 대표자의 단체협약체결권(근거는 여하튼)을 인정할 것을 전제로 한다(노조법(1996) 제29조 제1항 참조).
50) 이종복, 앞의 글, 31면. 이 교수는 "노조대표의 대표권을 제한한다기 보다도 오히려 협약체결시 거쳐야 할 민주적 정당성절차를 내부적으로 노조의 대표자에게 의무로서 부여한 규약의 규정에 대하여 시정토록 명령한 행정관청에게 잘못이 있다"고 한다. 즉, 이교수는 조합규약에 의한 협약인준투표조항은 대내적으로 유효하고(즉, 구 노조법 제33조제1항의 위반은 아니다), 단체설의 관점에서 대외적으로는 구 노조법 제33조가 노조대표자에게 협약체결권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미 사용자측과 체결한 협약의 효력은 다툴 수 없다고 한다.
51) 사단법리에 기초하여 노동조합 대표자의 대표권제한 문제를 논하려면 오히려 후술하는 '민법상 법인이사의 대표권제한의 제3자에 대한 효력 문제'로 다루어야 할 것이다.
54) 표현대리법리의 적용을 일반적으로 부정하는 견해로서, 光岡正博, 團體交涉權の硏究(신정판), 法律文化社, 1986, 310∼311면; 당연히 배제되는 것은 아니라는 견해, 小宮文人, 앞의 글, 48면.
55) 민법상 이사의 대표권제한의 효력요건은 민법 제41조에서 규정하고 있다."이사의 대표권제한은 정관에 기재하지 않으면 효력이 없다." 민법의 이 규정을 노동조합에 준용하는 것을 가정하면 노동조합 내부적으로도 단체협약체결권을 제한할 수 없다는 대법원 다수의견가 달리, "노동조합 대표자의 단체협약체결권의 제한은 규약에 기재하는 경우에는 효력이 있다"고 할 수 있다.
56) 앞의 大阪白急タクシ-假處分異議事件. 대부분의 학설은 동조의 준용을 부정하고 있다. 菅野和夫, 앞의 책, 480면; 山本吉人, 大阪白急タクシ-假處分異議事件의 判例評釋, 判例評釋 276호, 206면 등.
57) 김형배, 앞의 책, 473면.
58) 민법 제60조는 등기없이 대항할 수 없는 제3자를 善意의 제3자에 한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惡意의 제3자에게 대항하기 위해서도 대표권제한이 등기되어 있어야 한다는 說과 악의의 제3자는 보호할 필요가 없으므로 등기되어 있지 않더라도 惡意의 제3자에게는 대항할 수 있다는 說이 있다. 判例는 후자의 입장이다.(大判 1962.1.11, 4294민상473) 곽윤직, 앞의 책, 261.(이 책에서는 대표권제한의 예시로 '일정한 행위에 관하여 총회의 동의를 요하는 것'을 들고 있다)
59) 김형배교수는 "노동조합의 기관으로서의 조합대표자는 교섭권한 뿐만 아니라 단체협약의 체결권한까지 갖고 있다"고 하면서, "노동조합 대표자의 단체협약체결권은 조합규약내에서 제한하는 경우에도 사용자와의 대외적 관계에 있어서는 원칙적으로 아무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해석된다. 왜냐 하면 「이사의 대표권에 대한 제한은 등기를 하지 아니하면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민법 제60조)는 일반원칙이 노동법에 있어서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고 한다.(앞의 책, 473-474면 참조)
60) 諏訪康雄, 앞의 글은 "일반적로 단체협약체결의 권한은 조합원총회 또는 그에 준하는 의결기관의 사전승인에 의하여 사전에 노동조합 대표자에게 부여되는 성질의 것이다. 이러한 사전승인이 없었던 경우에는 사후적으로 같은 절차에 의하여 추인되지 않는 한 체결된 단체협약(정식으로는 그 案)에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49면)고 하고 있다. 그러나 小宮文人(학회지노동법 69호, 53면)은 "반드시 그러한 정식의 추인절차를 요하는 것이 아니라 협약의 효력을 추인하고자 하는 조합원의 총의가 어떤 형태로든지 묵시적으로도 보이면 족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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