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살이가 대단히 어렵습니다. 어려운 점이 한둘이 아니지만 경제가 어려운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국민 개개인이 생활 속에서 느끼는 체감경기도 심각하지만 경제지표도 한국경제가 위기상황에 내몰려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연간 6% 이상 성장하던 한국경제가 금년 2분기에는 1.9% 성장에 머문데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서는 오히려 0.7%P나 감소해 1분기의 0.4%P 감소에 이어 2분기 연속 감소추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성장률의 감소는 곧 고용과 소득의 감소를 의미하는 것인 동시에 소비지출과 투자의 감소를 의미하는 것이어서 전체적으로 경제가 어렵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표현해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비록 1%P 미만의 감소라 할지라도 그에 따른 어려움은 서민대중에게 집중된다는 점에서 서민대중이 겪는 어려움은 훨씬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서민생활과 직결된 민간소비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오히려 2.2%나 감소했는데, 이것은 가계부채가 430조원에 달하고 신용불량자가 335만명에 이른 결과로서 서민대중의 경제적 어려움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말해줍니다.
얼마전 "엄마, 죽기 싫어, 살려줘"라고 울부짖는 세자녀를 창밖으로 던지고 자신도 창밖으로 투신한 어느 어머니의 슬픈 사연이 우리들을 놀라게 한 일이 있지만, 어찌 그런 일이 한둘이겠습니까? 자살하는 사람이 1년에 1만 3천여명, 하루에 36명이나 됩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경제적 이유가 가장 클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사회에는 절망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사회전체에 대한 적대감으로 대형사고를 일으키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는가 하면, 이민을 가고자 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입니다. 희망을 가질 수 없는 나라, 상호존경과 신뢰가 없는 사회, 불안하기 짝이 없는 일상생활, 이러한 것이 극복될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면 절망하거나 외국으로라도 도피하고 싶을 것입니다.
서민대중의 생활고는 경제지표보다 더 깊다
그런데 지난날은 국민소득이나 임금인상률, 물가상승률, 실업률 등의 수치가 그런대로 국민의 경제생활을 어느 정도 반영한다고 볼 수 있었으나, 경제 환경이 변함에 따라 위와 같은 경제지표보다 서민대중의 경제생활이 훨씬 더 어렵다는 것을 유념해야 하겠습니다. 정보화사회의 도래와 더불어 국민소득과 임금이 아무리 오르더라도 소득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과 임금의 양극화현상이 일어나 서민대중의 삶은 오히려 더 나빠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가도 지수상의 물가와 체감상의 물가가 다르다는 것을 이미 경험한 바 있거니와, 실업률 또한 국민경제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기는 어렵습니다.
실업률의 경우 특정시기의 고용동향을 나타낼 수는 있으나 국민경제의 실상을 그대로 나타내지는 못합니다. 1주일에 1시간만 유급노동을 해도 실업자에 포함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미 취업의 가능성이 없어 구직을 위해 구체적인 노력을 하지 않는 사람은 실업자에 포함되지 않으니 실업률로 고용실태나 경제상황을 나타낼 수는 없게 되었습니다. 취업난이 극심할 경우 발생하는 여러 가지 유형, 즉 구직 활동을 아예 단념함으로써 실업률에 잡히지 않는 '실망실업자'나 일은 하고 있으나 사실상 실업상태와 다름없는 일을 하는 '위장취업자' 혹은 '잠재실업자'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극단적으로 볼 때 전반적으로 경제가 어려워져 국민의 경제생활이 극심하게 어려워지면 실업률은 0%에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오랜 기간 취업을 하지 못해 생계마저 어렵게 되면 실업상태에 있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주일에 단 몇시간만일을 하는 것이어서 소득이 아무리 적더라도 일을 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국의 실업률이 3%대에 머물고 있다고 해서 한국경제가 좋은 상태에 있는 것도 아니며, 미국이나 영국의 실업률이 서유럽국가들의 실업률보다 낮다고 해서 미국이나 영국의 고용실태가 서유럽보다 나은 것도 아닙니다. 서유럽국가들처럼 실업상태에 있더라도 실업수당 등으로 견딜 만하면 1주일에 한두 시간 일하는 것은 포기함으로써 실업률이 높을 수 있으며, 미국이나 영국처럼 사회보장예산이 줄어 실업자가 되면 생존마저 영위하기 어렵게 되면 일주일에 한두 시간이라도 일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어 실업률은 낮아질 수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비정규직 노동자의 비율이 75%를 넘을 정도니 노동자의 고용불안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알 수 있습니다. '고용의 양' 못지 않게 '고용의 질'을 따져 봐야 하는 것입니다.
청년실업은 나라의 장래까지 어둡게 한다
국민여러분!
우리가 여기서 실업률을 예로 들어 경제지표가 국민의 경제생활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 아닐 수 있음을 자세하게 설명한 것은 통계숫자가 부당하게 활용되거나 현실을 왜곡 또는 호도하는 경우가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경제지표가 어떠하든 지금 국민의 경제생활은 너무나 힘겨운 상황입니다. 그나마 정규취업 노동자의 삶은 상당 정도 안정되어 있는 편인데도 언제 '명예퇴직'과 '정리해고'의 운명에 처할지 모르는 상황이고, 비정규직 노동자의 삶은 그야말로 풍전등화의 처지에 놓여 있어 불안하기 짝이 없습니다. 일용직이나 임시직 등 비정규직 노동자의 수가 전체 임금노동자의 57%에 이를 정도로 노동자의 삶은 불안한 상태에 있습니다.
더욱이 대학을 갓 졸업하거나 이제 막 성년이 된 사람들은 취업도 한번 해보지 못하고 실업자 신세가 되는 경우가 대단히 많습니다. 청년실업률이 8%정도 된다고 하나 이것은 이미 취업이 어려운 줄을 알고 유학이나 군입대 등으로 취업을 포기한 '구직단념자'들이 많기 때문이지, 실질적인 청년실업률은 50% 이상일 것입니다. 청년실업자 개개인들이 겪을 고통도 크겠지만 사회적 손실 또한 엄청납니다. 젊은 사람들의 새로운 지식과 기술 및 기능을 사회발전에 활용하지 못하고 사장(死藏)시키고 있는 것은 국가의 장래를 어둡게 하는 일입니다.
기업경영인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노동자만 생활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기업경영인들도 나름대로 대단히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중소기업 경영인들 가운데는 마지못해 기업을 경영하는 경우도 대단히 많으며, 그러다 부도라도 나면 기업만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생명마저 잃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대금결제를 어음으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경제가 어려울수록 어음결제일이 길어지고 어음부도율도 높아 중소기업인이 겪는 어려움은 더욱 가중되고 있습니다.
대기업 경영인이라고 해서 마음 편히 기업을 경영할 수 있는 상황도 못 됩니다. 현대아산 정몽헌회장의 자살이 이를 잘 말해줍니다.
정보화사회로의 전환기에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은 역시 재래식 영세상공인들입니다. 산업의 정보화로 말미암아 사업자체가 존립할 수 없게 됨으로써 소득은 없는 채 건물임대료만 내야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백화점이나 대형 슈퍼마켓의 대량 건립으로 재래식시장 상인들은 대부분 갈 곳이 없게 되었으며, 고급시설을 갖춘 대형식당들의 등장으로 중소규모의 식당들은 임대료 낼 돈도 벌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국민여러분! 국민의 일상적인 경제생활만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국가경제 자체가 언제 파탄에 이를지 모를 상황입니다. 오늘의 경제상황을 위기라고 말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노동자들은 현재의 근로조건에 불만스러워 파업 등의 투쟁을 벌이고, 기업경영인들은 '높은 임금과 노동자들의 파업 때문에 한국에서는 기업을 못하겠다'며 중국이나 베트남 등 외국으로 빠져나가려 합니다. 이미 중국이나 베트남, 중남미 등지로 빠져나간 기업이 엄청납니다.
여기다가 외국인 노동자들이 우리나라의 임금이 높다고 해서 우리나라로 밀려듭니다. 우리나라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뺏기는 것은 당연합니다. 중소기업인들은 외국인 노동자가 없이는 기업경영이 어렵다고 말하고 있고, 또 실제로 그런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외국인 노동자의 국내유입은 한국의 노동자만을 어렵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경제 자체를 어렵게 하는 한 요인임이 분명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물가가 경쟁상대국에 비해 너무 높아 수출은 잘 안되고 수입은 대폭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로 말미암아 제조업의 가동률이 70%이하로 떨어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러니 실업자가 많아지지 않을 수 없고 경제성장률 또한 낮아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러다가 중남미 국가들처럼 경제파탄을 맞는 것은 아닐까 하고 우려하는 사람들이 대단히 많은데, 이것은 결코 기우(杞憂)만은 아닐 것입니다. 자본의 국외유출과 수출의 격감, 그리고 경영자와 노동자의 소모적 대결이 계속되면 산업의 공동화가 심해져 겉잡을 수 없는 사태에 이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노무현정권이 들어서서 국민에게 희망을 주기는커녕 온갖 불안과 실망을 안겨주고 있어 경제위기가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노사간의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이것은 결국 기업의 해외이전을 가속화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미 작년 한해에 제조업의 해외 투자 건수가 1,800건에 달했는데, 이것은 국내 설비 투자의 10%를 넘는 양입니다. 한 예로 중국 선양에서 영업을 하는 외국계 기업이 모두 6,000여개 되는데, 그 가운데 한국기업이 2,300여개나 된다고 합니다. 그동안 한국기업이 중국으로 얼마나 많이 진출했는가를 보여줍니다.
기업의 해외이전만 문제가 아닙니다. 재산도피도 엄청납니다. 미국의 뉴저지주에는 부동산 붐이 일고 있는데 한국사람 때문이라고 합니다. 도피성 이민에 도피성 유학, 사치성 해외여행, 해외부동산 투기까지 벌어지고 있으니 나라가 거덜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여기다가 정부의 무분별한 외국자본유치정책으로 나라경제가 외국자본의 수중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8월말 현재 상장주식 시가총액의 38.1%인 120조원 정도가 외국인 소유입니다.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은 말할 것도 없고 삼성전자, 포항제철, 한국통신, 한국전력, 현대자동차 등 한국을 대표할 만한 대기업 주식의 약 50% 정도가 외국인 소유입니다. 이러고도 외국인이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 것이 국정운영의 목표처럼 되고 있으니 나라경제가 온전할 리가 없습니다. 한국의 증권시장은 투자를 하는 곳이 아니라 단기차익을 노린 투기장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경제가 이런 어려움에 처하게 된 중요한 이유가 외국자본의 무분별한 유입에 있음을 직시해야 합니다. 중산층 몰락의 중요한 원인도 외국인이 주도하는 증권시장에서 재산을 날렸기 때문임을 직시해야 하겠습니다.
경제위기의 원인에 대한 잘못된 진단과 처방이 문제
국민 여러분! 이처럼 우리나라 경제가 어렵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일인데도 그 원인을 제대로 아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원인을 정확히 알아야 그 극복방안도 찾아낼 수 있는데 원인조차 잘 모르니 그 극복방안이 제대로 나올 리 만무합니다. 그래서 시행착오를 반복하고 있을 뿐입니다.
정부당국만 경제위기의 원인과 극복방안을 제대로 모르는 것이 아닙니다. 여·야 정당은 말할 것도 없고 사회운동단체들도 별로 다를 바 없습니다. 한국사회민주당이 새로운 이념과 정책을 주장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경기침체의 원인으로 미국경제의 침체, 중동사태, 사스 등을 꼽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미국경제가 나아지면 한국경제도 나아질 것이라는 식으로 말해 왔습니다. 그러나 미국경제가 나아지고 중동사태와 사스가 끝나도 한국경제는 나아지지 않습니다.
그밖에 재벌경제의 폐해, 족벌경영체제, 관치금융, 정경유착, 노사분규 등을 경제위기의 원인으로 꼽으면서, 재벌규제를 위한 상호출자의 제한, 출자총액 제한, 집단소송제 도입, 사외이사제 도입, 규제완화 등 온갖 정책들이 강구되어 왔습니다. 그리고 정부차원에서는 기업구조조정, 금융기관 통폐합, 금리인하, 특별소비세 감면, 재정지출확대 등의 정책을 강구해왔습니다.
그런데 온갖 정책을 다 강구해왔지만 우리나라 경제는 나아지기는커녕 위기가 더 심화되고 있을 뿐입니다. 오히려 이러한 정책의 부작용만 심해져 경제가 더욱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왜 이럴까요? 경제위기의 원인진단과 처방이 틀렸기 때문입니다.
한국경제가 위기에 빠진 근본원인은 다음 세가지임을 통찰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원인진단에 기초해서 극복방안을 강구해야 합니다.
산업의 정보화에 따른 대량실업이 근본원인이다
첫째, 정보화사회의 도래로 산업의 정보화 곧 산업의 자동화와 신산업의 등장이 이루어져 대량의 인원감축과 기업도산(자영업자의 몰락도 포함)이 발생하는데도 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산업의 정보화는 엄청난 인력감축을 가져옵니다. 지난날 100명이 일하던 것을 지금은 10명이 일하기도 합니다. 제너럴모터스의 경우 1987년에 종업원이 70만명이었는데 1992년에는 35만명으로 줄었습니다. 5년 사이에 꼭 반으로 준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인원감축은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기업구조조정'이니 '금융개혁'이니 하는 것이 모두 인원감축을 위한 것입니다. 심지어 '경제개혁'이란 것 자체가 인원감축을 의미합니다. 리스트럭츄어링이니 리엔지니어링이니 하는 것도 결국은 인원감축으로 나타납니다. 노동자들이 인원감축 곧 정리해고를 반대하는 투쟁을 엄청나게 전개하고 있지만, 결국은 취업노동자의 수는 대폭 줄어지고 있습니다. 명예퇴직 등의 방법으로 인원을 줄이기도 하지만 자연감소분을 충원하지 않음으로써 인원감축의 효과를 거둡니다. 그래서 신규채용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젊은이들의 취업이 대단히 힘들어지고 청년실업이 사회문제가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국민여러분! 기업이 신규채용을 하지 못해 젊은이들의 새로운 지식과 기술과 기능을 활용하지 못하면 기업이 노쇠해져 국제경쟁력을 잃게 됩니다. 그래서 산업의 자동화에 따라 인원감축이 불가피하고 그리고 새로운 지식과 기술 및 기능의 활용을 위한 신규채용이 불가피한데도 노동자의 정리해고 반대투쟁 때문에 기업이 인원감축과 신규채용을 하지 못하게 되면 기업만 망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사회도 국제사회에서 낙오하게 됩니다. 이것은 우리사회 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중대한 문제입니다.
그러면 기업이 정리해고를 마음대로 할 수 있게 해야 할까요? 그렇게 해서도 안 됩니다. 왜냐하면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기업이 정리해고를 마음대로 할 수 있게 하면 그로 말미암아 해고된 사람은 살길을 찾을 수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업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삶은 더 중요합니다. 그래서 기업이 정리해고를 마음대로 할 수 있게 해서는 안 되며, 노동자들의 정리해고 반대투쟁 또한 불가피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해고된 사람들도 살아갈 대책을 강구해주고서 정리해고를 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그 대책은 곧 사회보장제도의 확립과 새로운 일자리의 창출입니다. 사회보장제도를 확립해서 해고가 되더라도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그 가운데서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사회는 지금 이런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할 생각은 하지 못하고 자기 입장만 내세우면서 상대방을 비난하기에만 급급합니다. 정리해고에 대한 찬반대응은 그 전형입니다.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아내야 합니다. 그 대책에 대해서는 뒤에서 밝히고자 합니다.
요컨대 우리사회는 지금 산업의 자동화로 말미암아 실업자 내지는 반실업자가 많이 생겼는데, 이것이 경제위기의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합니다.
산업의 정보화와 대형화에 의한 재래식 산업의 몰락이 문제다
다음으로 산업의 정보화 곧 신산업의 등장으로 재래식 산업이 몰락하고 있는 것이 한국경제를 위기로 몰아넣는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구멍가게'로 불리는 영세점포의 상인들은 거의 대부분 도산상태에 있으며 심지어 한때 잘나가던 신발산업, 섬유산업, 석탄산업 등이 대부분 몰락하고 있으니 한국경제가 온전할 리가 없습니다. 재래식 시장의 영세상인들과 소규모 점포들 대부분이 이미 문을 닫았거나 문을 닫으려 하고 있습니다. 식당은 말할 것도 없고, 서점, 문방구, 슈퍼마켓, 약국 등도 대형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대형화란 것이 엄청난 비용을 수반하거니와 어차피 모두가 대형화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수많은 점포들이 문을 닫는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국민여러분! 이것이 우리사회가 처한 현실입니다. 신종산업이 많이 개발되긴 했지만 그것은 대부분 자동화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에 고용효과는 크지 못합니다. 결국 소득이 없거나 소득이 적은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아지고 있는데, 이것은 개인적인 어려움만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경제침체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요즘 국내소비의 축소가 경제침체의 중요한 요인 가운데 하나인데, 이것은 앞에서 말한 산업의 정보화로 생업에서 쫓겨나 소득이 없어진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소비가 줄어들면 생산이 줄게 되고, 생산이 줄면 신규투자도 줄어 고용이 줄게 됩니다. 결국 생산, 투자, 고용, 소비의 감소라는 악순환이 나타나게 됩니다. 지난 1분기와 2분기의 경제지표가 이를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고물가와 고임금이 경제위기의 주된 요인이다
둘째, 한국경제가 위기에 직면한 중요한 이유는 물가와 임금이 경쟁상대국에 비해 높기 때문입니다.
임금이 너무 높기 때문에 자본은 낮은 임금을 찾아 중국이나 베트남, 중남미 국가 등으로 빠져나가고, 노동력은 임금이 낮은 중국, 베트남, 몽골, 파키스탄 등에서 임금이 높은 우리나라로 들어옵니다. 고용을 창출하는 자본은 국외로 빠져나가고, 소득을 창출하는 노동력은 외국에서 들어와 소득을 외국으로 가져가고 있으니 한국경제가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여기다가 물가가 경쟁상대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으니 수출은 잘 안되고 수입은 격증하게 됩니다. 수출신장률이 크게 둔화되는 것은 물론, 심지어 전년 동기에 비해 수출이 주는 때도 있으니 그 원인은 바로 우리나라의 물가가 경쟁상대국에 비해 너무 높기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미 품질이 거의 같아진 상태에서 가격이 2배 내지 3배 비싸니 수출경쟁에서 이길 수 없습니다. 이처럼 수출은 잘 안 되는데도 수입은 격증하고 있습니다. 대형 슈퍼마켓의 가전 코너에는 중국제가 즐비합니다. 동대문이나 남대문의 옷가게에도 중국제가 판을 칩니다.
국민여러분! 우리나라는 중국 때문에 경제파탄에 직면할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합니다. 물론 중국은 우리에게 기회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회의 기본구조로 보아 기회가 될 가능성은 대단히 희박합니다. 중국 때문에 수출은 잘 안 되고 수입은 격증하리라는 것을 통찰해야 합니다. 중국은 사회보장제도가 확립되어 있어서 임금과 물가가 한국에 비해 월등히 낮기 때문입니다. 품질에서 비슷하더라도 가격이 월등히 싸니 우리가 중국으로 수출하기는 점점 힘들어지고 중국으로부터 수입은 크게 늘어나게 되어 있습니다. 이미 한국시장은 중국제로 꽉 차 있는 실정입니다.
중국은 이제 거의 모든 품목에서 한국을 앞지르고 있습니다.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반도체, 철강, 자동차, 조선, 전자제품 등에서는 우리나라가 중국을 앞섰으나 이제 반도체와 철강을 빼고는 모두 한국을 앞지르기 시작했습니다. 전에는 가격경쟁력으로 한국을 앞지를 수 있었으나 이제 품질경쟁력으로도 한국을 앞지르고 있습니다. 전자제품의 경우 일본까지도 앞지르고 있는 실정입니다. 중국은 전자제품에서 전 세계 1위일 정도입니다.
국민여러분! 이처럼 수출은 잘 안되고 수입은 늘어나니 국내에서의 생산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국내 제조업의 가동률이 70% 이하로 떨어진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제조업 가동률이 떨어지면 실업자가 늘게 되고, 실업자가 늘면 소득이 줄어 소비도 줄게 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자본은 국외로 유출되고 노동력은 국내로 유입되며, 수출은 잘 안되고 수입은 늘어나니 한국경제가 어려워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한국경제를 어렵게 하는 가장 결정적인 요인인데도 이에 대한 문제의식조차 거의 없는 상태입니다. 노동자들의 파업 때문에 기업을 할 수 없다며 기업을 외국으로 옮기겠다는 말이나 하거나, 현재의 임금으로는 생활이 어렵다며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을 뿐입니다. 자본가는 노동자를 비난하고 노동자는 자본가를 비난합니다.
그리고 노동력의 국내유입에 대해서는 고용허가제냐 산업연수생제냐를 따질 뿐 외국인 노동자가 국내로 유입됨으로써 한국경제가 어떤 타격을 받는지에 대해서는 따져보는 일조차 거의 없습니다. 재야 단체들에서는 외국인 노동자 인권보호운동이나 전개합니다.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은 당연히 보장되어야 하지만, 외국인 노동자가 왜 한국에 들어오고 그것이 한국경제와 한국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도 따져보면서 그런 운동을 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우리나라 노동자들은 한달 일해서 한달 먹고살기도 바쁜데 외국인 노동자는 한달 일해서 5달 내지 1년 동안 먹고살 수 있는 돈을 번다는 것도 고려해야 하겠습니다.
그런데 혹 외국인 노동자가 없으면 3D업종에 일할 사람이 없는 것은 물론 중소기업은 망할 것이라고 보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런 점이 있겠으나 그렇다고 해서 외국인 노동자를 유입해서 그 문제를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됩니다. 3D업종의 작업환경이 개선되어야 하며, 고임금의 문제도 외국인 노동자의 고용으로 해결할 것이 아니라 사회보장제도의 확립으로 물가와 임금이 인하되게 하는 것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사회보장제도로 물가와 임금을 인하시켜야 한다
국민여러분! 그러면 어떻게 해야 고임금과 고물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사회보장제도를 확립해서 물가와 임금이 동시에 인하되게 해야 합니다.
사회보장제도를 확립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고, 사회보장제도를 확립하면 왜 물가와 임금이 인하되는지를 봅시다. 사회보장제도를 확립한다는 것은 모든 국민이 의식주에 어려움을 겪는 일이 없게 함은 물론, 의료와 교육을 국가가 보장해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현실에 맞게 개정하여 국민의 기초생활을 보장해야 합니다. 그리고 건강보험료의 50% 정도를 국가재정에서 부담하여 건강보험료를 줄임과 동시에 요양급여의 대상을 넓혀 국민의 의료비부담을 줄여주어 의료비 때문에 치료를 받지 못하는 일은 없게 해야 합니다. 그리고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국가재정으로 교육비를 부담하여 돈이 없어서 교육을 받지 못하는 일은 없게 해야 합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사회보장제도의 확립입니다.
이처럼 의료비의 대부분과 교육비를 국가가 부담하게 되면 노동자에게 주는 임금을 대폭 인하해도 됩니다. 왜냐하면 의료비와 교육비를 개인이 부담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임금이 내리면 생산된 물품의 가격을 내릴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임금을 적게 주어도 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해서 물가와 임금을 동시에 인하시킬 수 있습니다.
국민여러분! 요즘 물가가 인하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소비자물가가 4개월째 내리고 있습니다. 물가가 내리면 좋을 것 같지만 이것은 경제성장을 가로막는 중대한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물가가 내리면서 경기가 침체되는 것을 '디플레이션'이라고 하는데, 지금 한국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져드는 것은 아닌가 하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일본에서도 물가가 내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국민여러분! 지금과 같은 경제상황에서는 물가가 내리는 것이 당연합니다. 낮은 가격의 중국상품이 밀려들기 때문입니다. 임금도 저임금 노동자의 경우 내리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도 중국 때문입니다. 경제여건의 변화에 따라 이런 일이 필연적으로 일어나게 되어 있습니다. 중국과 경쟁을 하고 있기 때문에 물가도 임금도 내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물가와 임금이 이런 식으로 내리게 해서는 안 됩니다. 이런 식으로 억지로 물가와 임금이 내리면 경제가 망하게 됩니다. 사회가 합리적으로 운영되려면 과학적 지식으로 사회변화를 예측해서 합목적적으로 사회를 운영해야 합니다. 이것이 과학이고 정치입니다. 지금 우리사회는 과학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밀려 떠내려가고 있는 형국입니다. 이렇게 해서는 변화의 시대에 적응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물가와 임금의 인하요구 흐름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물가와 임금이 내려갈 수 있는 경제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것은 곧 사회보장제도를 확립하는 일입니다.
이처럼 사회보장제도를 확립함으로써 물가와 임금이 동시에 인하될 수 있게 하고, 이를 통해 자본의 국외유출과 노동력의 국내유입이 줄어들게 하며, 수출이 늘고 수입이 줄어지게 해야 국가경제가 활성화되고 국가경쟁력도 강화될 수 있습니다.
사회보장제도를 과연 확립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뒤에서 밝히고자 합니다.
국민여러분! 이처럼 물가와 임금이 경쟁상대국에 비해 높아서 한국경제가 어려운 것은 세계화시대이기 때문입니다. 즉 일국경제시대에는 물가와 임금이 높아도 국가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세계화시대에는 물가와 임금이 경쟁상대국에 비해 높으면 국가경제가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습니다. 세계화시대를 맞아 세계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많이 하는데, 가장 우선적으로 세계화해야 할 것은 경제운용제도의 세계화입니다. 제도의 국제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는데 그것은 곧 사회보장제도를 확립하는 것입니다.
관치경제를 청산해서 부정부패를 없애야 한다
셋째, 한국경제를 어렵게 하는 또하나의 요인은 관치경제와 이로 말미암은 부정부패입니다.
관치경제로 말미암아 경제인의 자율성과 경제행위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도 한국경제를 어렵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지만, 정경유착을 통한 부정부패의 만연으로 경제외적 비용이 많이 드는 것도 한국경제를 어렵게 하는 중요한 요인입니다.
말로는 시장경제를 외치지만 사실은 한국경제는 완전히 관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매일같이 쏟아내는 경제정책들이 사실은 국민경제를 회복시키는 조치들이 아니라 관치경제를 심화시키는 요인이라고 보아 크게 틀리지 않습니다.
관치경제를 없애고 시장경제를 확립해야 합니다. 다만 시장의 자유방임성을 규제해야 하고, 시장이 감당할 수 없는 문제에 대해서는 국가가 개입해야 합니다. 시장의 자유방임성 규제는 이미 존재하는 각종 법률을 통해서 하면 됩니다.
국민여러분! 한국경제가 발전하려면 관치경제 곧 정치와 행정이 경제에 부당하게 간섭하는 일이 없게 해야 합니다. 이것은 정경유착과 부정부패를 없애는 길이기도 합니다. 정치권력과 행정관리가 경제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게 하기 위해서는 각종 규제를 없애야 합니다. 그러나 규제를 없앤다는 것이 법과 원칙을 무시하는 것은 전혀 아닙니다. 오히려 법과 원칙을 엄격히 확립하는 것이야말로 관의 부당한 간섭을 없애는 길이 됩니다.
우리나라 경제가 정경유착과 부정부패 때문에 얼마나 큰 피해를 보고 있는가를 고려한다면 관치경제의 청산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경제관련법규를 재정비해서 그 집행을 엄격히 해야 하며, 행정규제와 관련해서는 보건, 안전, 환경을 제외하고는 규제를 대폭 없애야 합니다.
국민여러분! 한국경제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 어찌 위에 말한 것 뿐이겠습니까? 그런데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위에 말한 요인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는 점입니다. 정부가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이랍시고 내놓은 방안들은 그야말로 일시적인 방편일 뿐임을 아셔야 합니다. 금리인하, 조세감면, 재정지출 등이 가장 대표적인 경제활성화 대책인데, 그것은 이미 여러 차례 강구해보았으나 일시적인 효과만 거두었을 뿐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음을 익히 보아왔습니다.
문명사적 대전환기를 맞아 입만 열면 변화와 개혁을 외치면서도 이런 구태의연한 정책에 머물러 있다는 것은 우리사회의 지적 수준이 얼마나 저급한가를 보여줍니다.
우리가 위에서 적시한 내용이야말로 문명전환의 관점에서 근본적인 대책을 제시한 것임을 강조해두고자 합니다. 이에 기초한 구체적인 정책대안은 나중에 제시할 것입니다.
근본원인을 외면한 소모적 논쟁은 종식돼야 한다
국민여러분! 경제가 어렵다보니 경제위기와 관련한 비판과 제안이 대단히 많습니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대안을 제시하기 전에 경제위기 관련 몇몇 비판과 제안에 대해 그 부당성을 지적해두고자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비판과 제안의 대부분이 시대착오적인 경제이론에 기초하고 있거나 아전인수격의 편들기일 뿐입니다.
우선 성장이냐 분배냐 하는 문제제기를 하면서 지금은 성장에 주력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성장해야 합니다. 그러나 지난날은 성장을 위해서는 분배가 상당정도 희생되어야 했으나 이제 성장을 위해서는 분배가 제대로 이루어져야 함을 알아야 합니다. 각종 통계에서 보듯 소비가 줄어 성장과 투자가 줄고 있는데 이것은 소비가 가능케 할 분배가 없이는 성장이 이루어질 수 없음을 증명해줍니다. 국민이 빚더미 위에 올라앉아 있으니 소비를 할 여력이 없고 국민이 소비를 할 여력이 없으니 물건구매가 줄고 물건구매가 주니 생산이 줄고 생산이 주니 고용과 투자가 줄게 됩니다. 분배가 없이는 이 악순환이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정보화사회가 되면 실업자가 많아짐과 동시에 부의 극단적인 편중이 발생하게 마련입니다. 즉 자동화의 진전에 따라 실업자가 많아질 수밖에 없으며, 상품을 한가지만 잘 만들면 세계시장을 지배할 수도 있어 소수의 사람이 큰돈을 벌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은 결국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실업자가 되게 하거나 무소득자가 되게 합니다. 그래서 국가가 개입해서 소득재분배를 강력하게 추진하지 않으면 무소득자의 상품구매가 어렵게 되고, 이것은 소비의 감축을 가져와 경제침체를 가져오게 됩니다. 분배정책을 강화해서 실업자와 무소득자가 소비활동을 할 수 있게 해야 경제가 정상화될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정보화사회를 흔히 '20 : 80의 사회'라고도 하는데 생산활동에 참여해서 돈을 잘 버는 20이 계속해서 생산활동을 할 수 있기 위해서는 무소득의 80이 20이 생산한 물건을 사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무소득의 80이 20이 생산한 물건을 사줄 수 있게 하려면 20이 얻은 소득을 80에게 일정정도 분배해야 합니다. 생산 즉 성장을 위해서는 분배가 이루어져야 함을 말해줍니다. 성장과 분배는 동전의 양면인 것입니다.
다음으로 임금이 높아 기업경영이 어렵다면서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을 비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비난 또한 일방적인 견해일 뿐입니다.
임금이 높아 기업경영이 어려운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앞에서도 지적했듯이 우리나라는 임금만 높은 것이 아니라 물가도 높습니다. 임금 높은 것만 따질 일이 아니라 물가 높은 것도 따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 설득력이 없습니다. 그래서 임금 높은 것을 가지고 노동자들의 임금인상 투쟁을 비난해보았자 그것이 노동자들에게 먹혀들 리가 없습니다. 갈등의 골만 깊어질 뿐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편협한 사고방식에 빠져 있는 한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다른 나라의 임금이 낮으면 왜 그 나라의 임금이 낮은지를 따져보아야 하는데 그런 노력은 하지 않고 무조건 우리나라의 임금이 높은 것만 문제로 삼습니다. 결국 대립과 갈등의 세계관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어느 한쪽을 매도하는데 관심을 집중할 뿐 균형 잡힌 사고를 하지 못합니다.
임금의 경우 우리나라의 임금이 중국보다 10배정도 높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물가의 경우 일반 공산품의 값은 2배 내지 5배 정도 비싸나 의료비와 교육비는 중국은 대부분 무상인데 비해 한국은 임금의 반정도가 거기에 충당될 정도입니다. 전반적으로 한국노동자들의 생활이 중국노동자들보다 나은 점도 있으나 불안하기로 말하면 한국노동자들이 중국노동자들보다 훨씬 더 불안합니다. 임금만을 비교하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한지를 알 수 있습니다.
갈등의 원인을 제거해야지 비난만 하거나 힘으로 눌러서는 안된다
다음으로 사회적 갈등과 관련하여 갈등의 원인을 보지 아니하고 갈등의 당사자만 비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 또한 갈등의 골만 깊게 할 뿐 문제해결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우리사회에는 온갖 종류의 갈등이 있고 이로 말미암아 사회가 발전할 수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갈등을 해소할 대책이 어디에서도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갈등의 원인에 대한 분석과 갈등의 극복방안에 대한 제안은 없고 갈등을 비난하는 데만 열을 올립니다. 안타까운 일이고 어리석은 일입니다.
노사간의 갈등, 지역 간의 갈등, 세대간의 갈등 등에는 그럴 만한 원인이 있습니다. 그리고 의약분업문제, 건강보험통합문제, 국민연금문제 등과 관련한 관련당사자들 간의 갈등에도 다 그럴만한 원인이 있음을 인식해야 합니다. 그 원인을 제거하는 노력을 해야지 갈등의 당사자를 비난만 하고, 힘으로 억눌서는 갈등이 극복되지 않습니다.
심지어 현재와 같은 사회여건에서 갈등과 투쟁이 없다면 그것이야말로 오히려 이상한 일이고 사회퇴보의 원인이 된다는 것을 통찰해야 합니다. 갈등과 투쟁이 없기만을 바랄 것이 아니라 갈등과 투쟁의 원인을 제거하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엉뚱한 주제를 놓고 소모적인 논쟁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한때 노동자의 경영참여와 관련하여 '네덜란드모델'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습니다. 경영계도 노동계도 모두 이를 반대하면서 그런 주장을 한 청와대 관계자를 비난했습니다. 경영계는 노동자의 경영참여는 일체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에서 반대했고, 노동계는 제한적인 경영참여 때문에 임금을 깎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에서 반대했습니다. 현재의 사회상황에서 노사 쌍방이 네덜란드모델을 반대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네덜란드모델이 수용될 수 있는 사회적 기반 곧 사회보장제도를 확립하지 않은 채 그런 주장을 하니 반대에 부딪히게 됩니다.
따라서 어떤 주장이든 그것이 수용되려면 그 주장이 수용될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이 먼저 조성되어야 합니다. 전체적인 고려 없이 부분적인 이유로 어떤 주장을 하니 소모적인 논쟁으로 그치고 맙니다.
국민여러분! 이런 소모적인 논쟁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주장의 전제가 틀림으로써 결코 생산적인 논쟁이 될 수 없는데도 논쟁을 하고 있으니 갈등의 골만 더욱더 깊어지고 문제해결은 더욱더 어려워집니다.
국민여러분! 이처럼 우리사회는 뒤범벅이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경제가 좋아질 리가 없습니다. 정치가 이런 위기와 혼란을 극복할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리나라 정치는 그렇게 하기는커녕 위기와 혼란을 더 부추길 뿐입니다. 결국 우리나라 경제가 어려운 것은 정치의 무능 때문이고 정책의 빈곤 때문입니다. 정치가 제 기능을 발휘하여 제대로 된 정책을 강구하면 우리는 오늘의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음은 물론 국민복지와 사회평화를 이룰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정책이 중요한데 제대로 된 정책을 강구하지 못해 이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농업정책을 보면 정책빈곤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정책의 빈곤이 얼마나 심한지를 드러내는 한 예를 들고자 합니다.
WTO체제의 출범과 더불어 농산물시장의 개방이 불가피해지면서 한국농업은 더 이상 존속할 수 없는 것처럼 인식되어 왔습니다. 그래서 한국농업은 더 이상 존속할 수 없기 때문에 농업을 포기하는 쪽으로 나가야 한다는 발언을 하면 언론에서 찬사를 받을 정도였습니다. 농민들 비위를 건드릴까 봐 말을 못해서 그렇지 한국농업은 회생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 상식처럼 되어 있습니다. 대통령까지 포함한 농정관계자는 물론 농업문제 전문가들조차도 한국농업은 더 이상 존속시키기 어렵다고 봅니다. 그래서 농민들도 당연히 한국농업은 회생할 방법이 없으리라고 봅니다. 유일한 대안이 수입개방을 저지하는 것이라고 보고 수입개방반대를 열심히 외치나 수입개방반대는 대안이 될 수 없습니다.
국민여러분! 과연 한국농업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이 없을까요? 있습니다. 좋은 논과 밭이 있고 농사에 좋은 기후가 있는데 왜 농업을 살릴 수 없습니까? 농업을 살릴 방안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한국농업이 어려움에 처한 이유는 외국농산물과의 경쟁에서 가격경쟁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즉 우리나라 농산물의 값이 외국농산물 값보다 3배 내지 5배나 비싸니 생산해보았자 팔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지난날은 이중곡가제 등의 가격보조(가격지지)정책을 강구해서 농업을 지원했으나 WTO체제의 출범과 더불어 가격지지정책을 쓸 수 없기 때문에 농업을 지원할 수 없어 농업은 더 이상 존속할 수 없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무지를 드러내는 일일 뿐입니다.
WTO 규약상 가격지지정책을 쓸 수는 없으나 소득직접지불제를 강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 같은 나라는 우루과이라운드가 시작되던 94년부터 직접지불제를 강구해서 농가소득 전체의 43%가 직접지불제에 의한 것입니다. 그리고 서유럽 각국도 직접지불제를 실시해서 농가소득의 50% 내지 60%를 직접지불제로 보전해주고 있고, 일본도 쌀 생산 안정대책을 강구하여 쌀가격 하락분의 80%를 국가가 보상해주고 있습니다. 스위스의 경우 농업의 중요성을 감안 농업을 유지·발전시키기 위한 강력한 정책을 강구하고 있는 바, '펜타곤시스템'이라 하여 소득보상, 환경보호, 사회정책, 조건불리지역, 생산조정 등의 명목으로 농업예산의 57%를 직접지불제에 의해 농가소득을 보전해주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2001년부터 논농사에 한해 직접지불제를 실시했는데 농업진흥지역은 ha당 25만원, 비진흥지역은 ha당 20만원씩 지급하되 그 상한선을 2ha로 했습니다. 농업과 농민에 대한 고려는 없이 마지못해 흉내를 낸 것일 뿐입니다. 그러다 상황에 밀려 2002년부터 ha당 농업진흥지역 50만원, 비진흥지역 40만원씩으로 하고 상한선도 10ha로 늘렸습니다. 그리고 농민들이 쌀 수매를 강력히 요구하자 이에 밀려 '생산조정제'란 그럴듯한 명분을 붙여 쌀농사를 짓지 않으면 휴경보상비로 ha당 300만원씩 지급하려고 합니다.
국민여러분! 이 나라에 국정담당자가 있는 것입니까? 정책이 있습니까? 영농조건이 좋은 미국이나 유럽 같은 나라에서도 농가소득의 50% 정도를 직접지불제에 의해 소득보상을 해주는데, 우리나라는 그들 나라에 비해 영농조건이 나쁜데도 WTO규약 핑계를 대고 직접지불제를 실시하지 않다가 근년에 들어와서야 마지못해 실시하고 있습니다.
2001년도에 들어와서야 직접지불제를 실시한 것도 문제지만, 그 보상액이 턱없이 낮은 것도 문제며, 그 상한을 2ha로 제한한 것도 문제이고, 논농업에 국한한 것도 문제입니다. 2002년도부터 어느정도 개선되었으나 논농업에 국한하고 있어 농업회생책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연간 100억 달러 이상의 식량을 수입하고 있고 식량자급률이 26%밖에 안 되는 나라에서 논농사를 짓지 않으면 휴경보상을 해준다니 이런 나라가 제정신이 있는 나라일 수 있겠습니까?
식량과 에너지의 수입량이 연간 450억 달러를 넘어 자칫하면 사회가 마비될 수 있는 상황인데, 식량증산에 신경을 쓰기보다 어떻게 하면 식량생산을 억제할 수 있을까에 농업정책의 기본을 두고 있으니 어찌 한심한 나라가 아닙니까?
이러한 정책의 빈곤은 농업문제에 국한하는 것이 아니고 전 분야가 다 그러합니다. 정책이 이렇게나 빈곤하고서야 어떻게 오늘과 같은 경제위기를 맞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오늘의 경제위기를 극복할 한국사회민주당의 핵심정책
그래서 우리 한국사회민주당은 앞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지금까지 역대정부나 여야정당이 제시해온 정책과는 전혀 다른 관점에서 오늘의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데 요구되는 가장 핵심적인 정책과제를 아래와 같이 제시합니다.
1. 사회보장제도의 확립으로 저소득층에게 소득을 재분배하여 저소득층의 기본생활을 보장할 뿐만 아니라, 유효수요를 창출하여 생산과 투자와 고용이 확대되도록 하며, 물가와 임금이 인하되게 해서 국가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1)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개정하여 수급권자의 자격을 대폭 완화해서 극빈층 뿐만 아니라 차상위계층도 수급자가 될 수 있게 해야 한다.
- 수급권자의 재산기준을 현행 3천 3백만원 이하를 6천 6백만원 이하로 하고, 소득이 있는 부양의무자가 있더라도 실제로 부양하지 않고 있는 경우에는 수급자가 될 수 있게 한다.
- 현재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의한 수급자가 약 130만명 되는데 이를 최소 300만명까지 되게 한다.
- 최저임금인 월 56만원정도의 공공근로를 무제한으로 공급해서 누구나 이 정도의 소득은 올릴 수 있도록 한다. 국가는 공공근로의 대상을 체계적으로 개발한다.
2) 국민건강보험료의 50%를 국가재정으로 충당하고, 국민건강보험에 의한 요양급여의 대상을 크게 확대해서 국가가 국민의 의료를 실질적으로 책임지게 한다.
3)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의 교육비 전액을 국가재정으로 충당한다.
-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학부모가 부담하는 교육비가 약 20조원인데 이를 국가재정으로 충당한다.
4) 공공임대주택을 1년에 30만호 이상 건설하여 최저주거기준 이하에 사는 330만세대의 주거안정을 조기에 이루어야 한다.
이렇게 하면 5년 이내에 서민대중의 주거문제를 완전히 해결함과 아울러 부동산 투기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국민여러분! 지금 우리나라는 교육 때문에 난리입니다. 자녀교육 때문에 돈도 제일 많이 들고 부모들의 어려움도 가장 큽니다. 교육비에 들어가는 돈이 공교육비가 연간 약 20조원, 학원비 등 사교육비가 약 20조원, 세금으로 내서 교육예산으로 들어가는 돈이 약 25조원입니다. 국민의 교육비 부담을 들어주어야 합니다.
국민여러분! 사회보장제도는 돈이 없는 사람들만을 위해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국민 모두를 위해서 필요합니다. 특히 경제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서도 필요하고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필요합니다. 문제는 돈(=예산)입니다. 그러나 돈이 없어서 못하는 것이 전혀 아닙니다. 돈을 절약하기 위해서도 사회보장제도를 실시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사회보장제도를 실시하지 않기 때문에 개인보장제도가 발달해 있는데, 이 때문에 들어가는 돈이 연간 약 120조원에 이릅니다. 약 50조원의 예산만 더 투입하면 사회보장제도를 완벽하게 실시할 수 있는데, 사회보장제도를 실시하지 않음으로써 엄청난 낭비를 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합니다. 사회보장제도를 실시하지 않으면 나라가 결딴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복지망국론'을 들먹이면서 사회보장제도의 실시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으나 그것은 무지의 소치입니다.
그리고 요즘 언론을 통해 서유럽복지국가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강조하면서 우리도 그런 나라가 되려고 하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서유럽국가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이유가 사회보장제도 때문은 아닙니다. 설사 사회보장제도에 일정한 이유가 있다 하더라도 그것 때문에 그 나라들이 사회보장제도를 실시하지 않는 것은 아니며 우리 또한 그 때문에 사회보장제도의 실시를 포기할 일은 아닙니다.
그동안 사회보장제도 때문에 서유럽이 발전해온 것은 평가하지 않고 사회보장제도의 부작용만 강조하는 것은 형평성이 없는 태도입니다.
4인가족 기준 11평 이하의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세대가 약 330만 세대나 됩니다. 이들의 주거안정을 위해서도 공공임대주택의 건설이 시급하지만 부동산투기를 없애기 위해서도 주택공급을 늘릴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건설업이야말로 고용효과가 높아 경제침체를 벗어나는 데도 기여할 것입니다)
2. 조세제도를 혁명적으로 개혁해야 한다.
1) 세법을 개정해서 조세의 종류와 세율, 그리고 과세방법을 혁명적으로 단순화해야 한다.
- 조세감면제도는 되도록 없애야 한다. 특혜의 원천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방법이 복잡해서 납세자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 소득공제를 없애야 한다. 대신에 세율을 낮추거나 직접 보상금을 주는 것이 옳다. 세금 가지고 정부 인심쓰는 일은 없어야 한다. 공제내용을 다 알려면 세금내는 돈보다 더 많이 들 정도다. 정부의 선심정책에 조세전문가들의 배만 불릴 뿐이다. 지금과 같이 복잡하고 어려운 세법은 탈세와 부정의 원천일 수밖에 없다. 세무공무원과 조세관계자 및 특권층을 위한 현행 세법은 반드시 개정되어야 한다.
2) 조세의 종류를 소득세, 소비세, 재산세, 상속세, 증여세, 관세로 제한할 것을 제안한다.
3) 소득세와 재산세, 상속세, 증여세 등 직접세의 누진율을 대폭 강화하고, 이를 통해 세입이 현재보다 50%정도 증액되게 해야 한다.
- 소득세의 누진율 상한선을 현행 36%(=8천만원초과분)에서 80%(=100억원 초과분)까지 높여야 한다. 상속세와 증여세도 최고 세율을 80%(=100억원 초과분)까지 높여야 한다.
4) 과표를 현실화하고, 세율을 대폭 인하해야 한다.
- 소득탈루와 탈세가 없도록 세무행정을 강화해서 법대로 세금을 납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5) 기업에 부담시키는 각종의 성금, 기금, 의연금, 후원금 등의 준조세를 폐지해야 한다.
6) '세법간소화 추진위원회'(가칭)를 구성할 것을 제안한다.
(국민여러분! 우리나라의 조세에 관한 법률은 일반 국민들이 상당한 학습을 해도 알 수 없을 정도로 너무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이것은 국민에 대한 기만이자 모독입니다. 국민이 알 수 없으리라는 것을 알면서 복잡하고 어렵게 만들어 놓은 법률은 지킬 필요가 없습니다. 국민이 법률을 지키기 위해서는 국민이 그 법률의 내용을 알아야 합니다. 국민이 법의 내용을 알지 못해서 법을 지키지 못하면 죄가 되지 않는 것이 법치주의의 원리입니다. 따라서 국민이 알 수 없도록 만들어둔 조세에 관한 법률은 국민이 지킬 필요가 없습니다. 그래서 현재의 세법에 따른 세금은 납부하지 않아도 처벌받지 않아야 합니다.
조세법이 너무 어려운 것이 탈세의 원인이 됩니다. 이런 법을 만든 국회의원들도 문제지만 세무공무원들이 더 큰 문제입니다. 모두 민주주의 거역죄, 국민모독죄로 처벌해야 마땅합니다. 복잡한 조세규정들을 보노라면 국민이 너무 순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복잡하고 어렵게 만들어 두어야 자기들이 국민 위에 군림할 수도 있고 또 부정도 할 수 있어 복잡하고 어렵게 만들어 놓은 법률을 국민이 왜 지켜야 합니까? 조세혁명이 필요하고 이를 위한 국민운동이 필요합니다.)
3. 경제활동에 대한 각종규제를 대폭 폐지하고, 시장경제의 원리에 따라 경제활동이 이루어지게 해야 한다.
1) 기업집단(재벌)의 경우 상법에 따라 상호출자, 상호지급보증, 내부자거래를 엄격히 통제하고, 주식회사제도에 따라 기업의 경영이 이루지게 할 뿐, 그 밖의 규제는 폐지해야 한다. 출자총액제한, 부채비율 등은 금융감독의 대상일 뿐 정치권이 나서서 법적으로 금지할 일은 못된다.
2) 행정규제의 경우 보건, 안전, 환경을 제외한 일체의 규제를 폐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 법률을 정비해야 한다.
3) 기업구조조정과 금융기관의 통폐합에 정부가 관여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이것은 시장경제의 원리에 따라 이루어지게 해야 한다.
- 부실기업에 대해 정부가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기업이 망하면 망하는대로 내버려두어야 한다. 그렇게 한다고 기업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값이 떨어질대로 떨어진 다음 누군가가 사면 되고, 이로 말이암은 은행부채는 은행이 책임져야 한다.
4) 사회보장제도를 실시함과 아울러 실업급여 기간을 1년까지 연장하여 실업기간동안 재취업준비를 할 수 있게 하고, 기업으로 하여금 해고의 요건이 갖추어지면 해고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기업이 새로운 지식과 기술과 기능을 가진 젊은이들을 고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
5) 임금상한제를 실시할 것을 권고한다. 근속연수 10년 이상, 연령 50세 이상인 경우, 50세를 초과하는 때로부터 임금을 약 5%씩 인하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6) 법정근로시간을 초과한 노동은 일체 금지해야 한다. 노동자의 인권보장을 위해서도 그렇게 해야 하지만 일자리를 나누어 갖기 위해서도 그렇게 해야 한다.
7) 노동자의 경영참여권을 보장해서 노동자가 주인정신을 가지고 일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기술혁신과 품질개선이 이루어져 노동생산성이 향상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노동자가 경영혁신과 구조조정에 책임지는 자세로 임할 수 있겠기 때문이다.
8) 권력자나 공무원과 결탁한 경제사범은 엄중히 처벌해서 부정부패를 뿌리뽑아야 한다.
4. 농업을 살려야 한다.
1) 농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한편으로는 농업생산시설을 사회간접자본화하여 국가재정으로 건설해서 공급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직접지불제를 대폭 확대하여 농가소득의 50% 이상이 직접지불제에 의해 확보되도록 해야 한다.
- 지금 논농사에 한정한 직접지불제를 밭농사까지 확대하고 보상액도 현재의 50만원(농업진흥지역)과 40만원(비진흥지역)을 80만원선으로 늘려야 한다.
- 소득보전만 할 것이 아니라 환경보호, 농업불리지역, 도시인구집중억제 등의 이유로도 직접지불제를 실시해야 한다. 1조 5천억원정도의 예산만 투입하면 이렇게 할 수 있다.
- 쌀농사를 짓지 않는데 지급하려고 하는 휴경보상은 없애야 하고, 남는 쌀은 정부가 시장가격으로 매입하여 여러 용도로 사용해야 된다.
우리는 세계적 모범국가가 될 수 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우리는 잘 살 수 있습니다. 정치를 바로잡고 정책을 제대로 강구하면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모범국가도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자연자원보다 지식기술이 부의 원동력이 되는 정보화사회에서는 우리는 자연자원의 부족함을 능히 극복할 수 있습니다. 석유가 안 나고 우라늄이 안 나온다고 해서 자원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 우리나라만큼 자연자원이 풍부한 나라는 많지 않습니다. 삼천리금수강산에 맑고 푸른 하늘과 따가운 햇볕, 적당한 강우량, 4계절, 철따라 부는 바람, 3면의 바다 등은 엄청난 자연자원의 보고가 아닐 수 없습니다.
여기다가 전 세계가 우리의 생활무대가 될 수 있는 세계화시대를 맞고 있어 우리로서는 엄청난 기회를 만난 것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세계화는 많은 문제를 안고 있으나 과학기술의 발달에 따라 세계가 하나의 생활영역이 되는 인류역사의 전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세계화는 잘 활용해야 할 뿐 피할 일은 아닙니다. 우리민족은 아시아태평양과 동북아시아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어 무한한 발전을 도모할 수 있습니다. 지리적 조건만 유리한 것이 아니라 경제적 조건도 대단히 유리합니다. 지식과 기술과 자본 모두 아시아태평양과 동북아시아의 중심국가로서의 역할을 담당할 만합니다. 다만 민족의 웅비를 이룰 정치가 없는 것이 문제입니다. 정치가 제대로 되지 못해 주어진 여건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민여러분! 한국정치는 더 이상 비난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닙니다. 이런 정치를 방치하고 있는 국민이 이제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 나라 정치의 수준은 그 나라 국민의 수준에 의해 결정된다는 측면에서도 오늘의 무능하고 부패하고 무책임한 한국정치에 대해 이제 국민이 책임을 져야 합니다.
국민여러분! 정치하는 사람들 꼴도 보기 싫지요? 많은 사람들은 우리나라 정치가 너무 많이 국민을 실망시켜 정치하는 사람들 꼴도 보기 싫어합니다. 그래서 정치를 외면하려 하고 정치적 무관심에 빠져들려고 합니다. 그러나 국민여러분! 정치가 꼴보기 싫다고 해서 정치를 외면해버리면 저 잘못된 정치는 누가 바로잡습니까? 정치가 꼴보기 싫어 방치하면 누가 손해를 봅니까? 국민이 손해를 봅니다. 국민이 정치를 꼴보기 싫어하고 외면해도 정치는 국민의 삶을 좌우하는 중요한 법률과 정책을 계속해서 만들어냅니다. 그래서 국민이 정치가 꼴보기 싫다고 해서 외면하면 외면할수록 잘못된 정치는 더욱더 국민을 괴롭히게 되어 있습니다.
진실로 국민이 정신차려야 합니다. 특히 정책과 관련하여 국민이 깊이 따져보아야 합니다. 흔히들 정책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 정책이야 다 좋지, 다만 그것을 실천하지 않는 것이 문제 아니냐고 생각하나, 그것은 잘못된 판단입니다. 정책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각 당의 정책이 같은 것도 아닙니다.
오늘 이 기자회견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위기에 처한 한국경제를 되살릴 뿐만 아니라 국민복지와 민족도약을 이룰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하기 위한 것입니다. 다만 경제문제에 국한하고 있는 데다 기존정당들과 다른 부분에 역점을 둔 정책이어서 많은 한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위에 지적한 내용이 그 어떠한 내용보다 중요하다고 보아 제시한 내용임을 강조해두고자 합니다.
국민여러분의 깊은 이해와 지지와 성원이 있기를 기대합니다.
2003. 8. 28.
한 국 사 회 민 주 당
대표 장기표
장기표선생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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