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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년전 고려 원양선 첫 발굴
글쓴이 : 박창호   작성일 : 2006-08-29 조회수 : 948
600년전 고려 원양선 첫 발굴

[한겨레 2006-08-28 20:34:25]

[한겨레] 14세기 말 고려의 먼바다(원양) 무역선으로 보이는 배 두 척의 잔해가 최근 중국 산둥성 펑라이(봉래)시 해안에서 발굴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 목포해양유물전시관(관장 김성범)은 “지난해 7~11월 중국 산둥성 문물고고연구소와 옌타이시 박물관 등의 합동 조사단이 펑라이 해안의 옛 포구 유적인 봉래수성 지역을 조사한 끝에 고려 배 추정 선박 두 척과 중국 배 한 척의 잔해를 찾아냈다”고 28일 밝혔다. 전시관 쪽은 “지난 22~24일 펑라이에서 발굴한 옛 배의 성격 규명을 위해 열린 봉래고선박 국제학술토론회에 김 관장 등 국내 전문가들이 참석해 배의 잔해와 유물들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고려~중국 교역선 유물은 1976년 전남 신안 바닷속에서 발견돼 국립해양유물전시관에 복원 전시 중인 14세기 원나라 침몰선이 있으나, 고려의 교역선 추정 유물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펑라이 3, 4호선으로 이름붙여진 두 배의 잔해는 펑라이의 옛 내항인 ‘봉래수성’ 지역의 해안가 뻘층 속에 파묻힌 채 발견됐다. 배 밑바닥판과 선창, 선실 사이의 격벽 일부 등이 남아 있었다. 3호선의 경우 길이 17.1m, 최대 너비 6.2m로 국내에서 발견된 완도선 같은 고려 때의 배들보다 크다. 내부에서는 연주무늬, 연판무늬를 두른 그릇과 장군 등의 고려 말 청자조각들도 나왔다.

김성범 관장과 최항순 서울대 교수 등 유물을 본 국내 전문가들은 이번 유물들을 전형적인 고려시대 한선(韓船)으로 추정했다. 3개의 목재를 나무못으로 이어붙여 평평한 배 밑바닥판을 만든 평저형 얼개를 띠고 있어 바닥판 부재를 한 개만 써서 모양이 아래로 뾰족하게 튀어나온 중국 배의 밑판과 구별되기 때문이다.

김성범 관장은 “배의 얼개뿐 아니라 배 속의 청자조각들도 교역품이 아닌 생활용기인 것으로 파악돼 사실상 고려의 교역선이 거의 확실하다”며 “현지 중국 학자들도 대부분 고려 배란 사실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최항순 서울대 교수도 “고려의 평저선은 연근해 항해만 적합하다고 생각했으나 이번 발굴로 수백 킬로미터 이상의 원양항해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중국 조사단 쪽은 보고서에서 선실 사이의 격벽은 중국식으로 철제 못과 판자를 썼다는 점을 들어 발굴된 배들이 모두 중국에서 제작했다는 가설을 내놓아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원식 원인고대선박연구소장은 “펑라이 유적 유물에 대한 한-중 공동 연구를 통해 교역선의 항로와 출항지, 군소 유물의 정밀 분석을 통한 선적품 규명 등 후속 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국립해양유물전시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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