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은 신뢰회복을 위한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라 -노사정 졸속합의로 한국노총 신뢰 땅에 떨어저 -현장 조합원 우려와 분노 폭넓게 수렴하여 자기개혁 및 쇄신에 나서야
한국노총과 경총, 정부 등 대표 3자는 12월4일 전임자 임금 및 복수노조와 관련하여 최종 합의했다. 그 내용은 복수노조는 창구단일화를 전제로 2년 6개월 유예하고, 전임자임금은 원칙적 금지를 전제로 타임오프 방식(유급 근로시간 면제 제도)으로 시행하되, 향후 6개월 동안 사업장 규모별 상한선 마련을 위한 실태조사와 논의를 거쳐 시행령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금융노조는 12월8일 긴급대표자회의를 소집하였으며, 현장 조합원의 목소리를 수렴하여 아래와 같이 입장을 표명한다.
첫째, 복수노조 · 전임자임금지급의 문제는 노동자의 당연한 기본권을 확보하기 위한 생존투쟁으로써, 한국사회 전체 노동자의 명운을 건 문제였다. 따라서, 정부와 자본, 정치적 힘의 논리에 의해 노동기본권이 과도하게 후퇴한 이번 합의문에 대해 금융노조는 심각한 우려를 넘어 분노를 표명한다.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를 전제로 타임오프 방식을 도입키로 한 이번 합의문은 ‘전임자 임금은 노사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ILO 등의 권고와 국제기준을 위배할 뿐만 아니라 향후 노동조합 활동 위축과 전체 노동자의 근로조건 후퇴로 귀결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또한 교섭창구 단일화를 전제로 기업단위 복수노조 허용을 유예한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단체교섭권과 단체행동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재고되어야 한다.
둘째, 금융노조는 노사정 협상 과정에서 한국노총 장석춘 위원장이 ‘노사관계 선진화를 위한 대국민 선언’을 통해 복수노조 허용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고, 노조 전임자 임금을 노조 스스로 개혁하겠다고 밝히는 등 하반기 총력투쟁의 일관성과 명분을 실추시킨데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
무엇보다 금융노조가 우려하는 것은 한국노총이 조합원들로부터 신뢰를 잃었다는 점이다. 15만 조합원이 참가한 11월7일 노동자대회와 압도적으로 가결시킨 총파업 찬반투표는 한국노총이 새로 쓰는 역사였다. 그러나 한국노총은 총파업 찬반투표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돌연 한국노총을 신뢰하고 따르던 조합원들을 버렸다. 현장의 조합원들은 배신감에 분노하고 있다.
따라서, 금융노조는 한국노총에 대해 아래와 같이 요구한다.
첫째, 한국노총은 ‘전임자 임금지급 노사자율과 복수노조 창구단일화 반대’라는 하반기 총력투쟁의 목적을 포기하고, 조합원의 신뢰를 저버린데 대해 진지한 반성과 함께 조합원에게 깊이 사과해야 한다.
둘째, 한국노총은 더 늦기 전에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열고, 조합원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특단의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이날 금융노조 대표자회의에 참석한 대표자들은 한국노총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은 물론 임시대의원대회 소집을 요구한 바 한국노총은 현장 조합원의 우려와 분노를 폭넓게 수렴하여 자기개혁 및 쇄신에 나서야 할 것이다. ‘시간이 없다’ ‘문제가 더 커 질 수 있다’는 변명은 더 이상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한국노총은 분명히 알아야 한다.
금융노조는 이번 노사정 합의가 한국노총-한나라당 정책연대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더 이상 한국노총 정책연대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며, 금융노조의 정치방침을 새롭게 만들어 갈 것이다.
금융노조는 이번 노사정 합의가 마침표가 아니라 더 큰 논란의 불씨로서, 향후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자의 권익을 쟁취하기 위한 투쟁의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
2009년 12월 9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 양병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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