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원양업계 발전을 주도해 온 해기사들의 의견은 묵살한 채
선주의 일방적 요구로 추진하는 외국 해기인력 도입을 강력히 반대한다!
지난 6월 30일 폐회된 임시국회에서 열린우리당 소속의 국회의원 이영호 의원이 원양어업 분야에 외국인 해기인력을 도입하고자 하는 내용의 선박직원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개정안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정식 논의될 예정으로 있는데, 현행 관련법은 원양어업 분야에의 외국 해기인력 도입을 제한하고 있다.
해기직은 선박의 일반 부원과는 달리 매우 전문적이고 고급 기술을 요하며 선박의 안전 운항과 선내질서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해기인력의 양성은 국비로 지원되고 있고 어렵고 까다로운 교육 훈련 과정을 거쳐야만 승무자격을 주게 되며 해기분야의 외국인력 도입을 철저히 제한함으로써 해기전승을 국가 시책으로 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해기인력이 우리나라 수산업계, 특히 원양업계에 미친 영향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전 세계 곳곳을 누비며 선진해양수산기술을 습득해오고 관계 연안국과의 안정적 관계를 유지할 뿐 아니라 새로운 어장개발, 식량자원 개발에 앞장서 왔다. 가족과 멀리 떨어져 외로운 바다생활을 하면서도 오랜 기간 변함없이 한길을 걸어온 우리 해기인력의 피땀어린 노력이야 말로 40년이라는 짧은 원양어업 역사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를 세계 주요 원양어업국가의 반열에 오르게 했을 뿐 아니라 지속적인 생산 및 수출증대를 통해 국가산업발전에 이바지하여 왔다.
이처럼 원양어업계의 주요 구성원이며 원양어업 발전의 핵심 주체인 해기인력 당사자들에게는 일절 의견청취 없이 사용자측의 일방적 요구만을 수용하여 외국해기인력의 도입을 시도하려 하고 있는데, 이는 그동안 몸과 마음을 바쳐 우리나라 원양어업 발전에 복무해 온 대다수 해기사들의 노고를 한꺼번에 짓밟아버리는 행위이다.
실제 외항상선 분야에는 최근 제한적으로나마 외국 해기인력의 도입이 추진되고 있는데, 이는 국제협약의 규정에 따라 인정된 해기면허에 한정하고 있는 것으로, 5-6년에 걸친 노사협의와 여론 수렴 등을 거쳐 시범 실시를 하였고 부작용 등을 검증하였으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3월 30일, 관계법령이 개정됨으로써 정식 도입이 실시되고 있다. 또 도입의 구체적 절차에 대해서는 여전히 노사정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영호 의원이 개정을 발의한 원양어업 분야의 경우, 국제협약에서 적용 제외되어 있을 뿐 아니라 노사정 협의를 통해 개정 논의가 단 한번도 없이 이영호 의원 독단으로 선주의 의견만을 반영한 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국가 기간산업이나 자국 해기정신의 계승 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채 저임금에다 해고와 고용, 노동통제가 쉬운 외국인력을 쉽게 도입하려는 치졸하고 반노동자적 행태일 뿐이다.
따라서 우리 연맹은 10만 선원의 연대와 단결로 전조직적 역량을 모아 저지투쟁을 전개할 것이며 피땀흘려 원양강국, 수산강국을 만든 해기인력의 고용과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투쟁할 것이다. 또한 국민의 세금으로 양성되고 있는 우리 해기인력을 배제함으로써 국가의 이익에 반하는 행위를 하고 있는 이영호의원의 실체를 폭로하는데 앞장설 것이다.
2005년 9월 7일 전국해상산업노동조합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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